맥시멀 라이프가 싫어서 - 90년생 주부, 미니멀리스트가 되다
신귀선 지음 / 산지니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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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신간 코너 앞에서 서성이다가 표지가 깔끔해 보이는 책 한 권을 발견했다. 맥시멀 라이프가 싫어서란 제목처럼 책 장정이 최소한의 요소로만 꾸며져 소박하다. 다만 샛노란 표지 색만이 어쩐지 과감하게 느껴졌다. 나는 물건에 별로 욕심이 없는 편이다. 몇 해 전 이사하면서 필요 없다고 생각한 물건들은 과감하게 생략했다. 하지만 어느샌가 방 안은 자잘한 물건들로 넘쳐나기 시작했다. 가끔 집 안을 둘러보면 어수선한 마음이 들었다. 가방 하나에 전 재산이 들었다는 미니멀리스트 유튜버만큼은 아닐지라도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


이 책은 저자인 신귀선 씨가 일상 속에서 미니멀 라이프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며 겪은 일들과 여러 관련 팁이 나와 있는 책이다. 처음부터 책이었던 것은 아니고 브런치에 글을 쓰다가 출판 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자칭 맥시멀리스트였던 저자가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한 이유는 아이 때문이라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안은 더 여러 물건으로 넘쳐나게 되고 어느 날 육퇴 후 청소를 하는데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육아뿐만 아니라 집안일도 잘하고 싶은데 시간 효율이 어렵다고 느꼈단다. 그래서 그녀는 결단한다. 아이에게 더 집중하기 위해서라도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해야겠다고.

 

관리할 수 있는 만큼의 물건들로 현재에 집중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미니멀 라이프다. 모든 물건에 나의 손길이 닿을 수는 없었다. 그중 꼭 필요한 것도 있었지만 필요하지 않은 것도 많았다. (...) ‘소유에도 책임이 필요하다. 내가 책임질 수 있는 만큼만 소유하면 불필요한 에너지를 줄일 수 있고 현재의 삶에 더 집중하게 된다.” - 서문 중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선별해 중고장터에 팔거나 이웃과 나누는 과정에서 그녀의 집은 점차 비워져 갔지만 그녀의 마음은 더 여유롭고 풍성해졌다. 30분이면 대청소를 끝낼 수 있었고 남은 시간은 가족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조리도구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에피소드가 흥미롭다. 그녀의 남편이 시금치나물을 무칠 때는 총 7개의 조리도구가 필요하지만, 그녀는 냄비와 나무 숟가락만으로 맛있는 시금치나물을 무쳐낸다. 양념을 넣을 때 사용한 나무 숟가락을 바로바로 헹구어 재사용하는 것이 팁. 이렇게 간소해진 삶의 방식은 점차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이어진다.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소중한 자연을 오래도록 지켜주고 싶다는 저자는 제로 웨이스트 실천가로서의 모습도 책에 담고 있다. 새로운 물건이 필요할 때는 자신이 세운 원칙에 따라 여러 번 생각하고 물건을 들인다. 나눔 받기도 하고 아무런 편견 없이 쓰레기장에서 주워오기도 한다. 이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저자의 아이는 엄마보다 더 열심인 제로 웨이스트 실천가가 되어간다.


처음에는 단순히 물건 비우는 팁에 관한 책이겠거니 했지만, 어느새 독자의 사고는 환경 이슈에까지 확장된다. 저자가 말하는 설거지바, 세탁볼, 양모볼, 대나무 화장지와 같은 친환경 물건을 알아보고, 여러 환경 관련 지식을 쌓는 재미가 쏠쏠하다. 더불어 진정한 여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비우고 줄이는 일을 통해 얻어지는 삶의 풍성함을 이 책을 통해 알아버린 만큼 지금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조금씩 실천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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