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준비됐어 - 사계절문학상 20주년 기념 앤솔러지 사계절 1318 문고 135
이재문 외 지음 / 사계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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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문학상 20주년 기념 앤솔러지를 통해 다양한 작가님들의 단편을 읽으며 근래의 청소년 소설이 다루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다뤄질 시대상에 대해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메타버스와 게임, 기후 위기, 난민과 이주 가정 등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소재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의 변화상을 짐작케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청소년의 방황과 자아찾기, 현실 인식 등 청소년 소설이라는 장르의 정체성을 놓치지 않는 주제의식들이 다루어지고 있어 좋았다. 촌평으로 감상을 갈음해보고자 한다.


파티를 수락하시겠습니까?(이재문)

아마 학생들과 가장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소재이지 않을까 싶다. 일상을 대체하는 메타버스 가상세계 ‘퓨처로드’ 속에서 진정한 사랑에 대해 고민하는 선우의 모습 때문이다. 오프라인 현실 속에서도 게임에 대한 갈증이 큰데, ‘푸처로드’ 속에서 아바타 마법까지 써가며 게임을 탐닉하는 것은 우리 학생들의 모습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백 투 더 퓨처(정은)

학창시절 가장 좋아했던 영화 ‘백 투 더 퓨처’(어린 시절 tv 만화 영화부터 영화 시리즈물까지 정말 열심히 봤었다.)의 중심 소재는 ‘타임 머신’이다. 마찬가지로 정은 작가의 본 작품 역시 타임 머신을 다루고 있는데,  뒷집 괴짜 할머니와 실제로 시간여행을 겪게 되는 주인공을 다루고 있다. 사람은 믿는 것을 믿고, 믿는 대로 살게 된다는 말이 떠오르는 이야기다. 지금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도 언젠가 천동설처럼 폐기될 지 모르니 말이다.


바깥은 준비됐어(김선영)

표제작 <바깥은 준비됐어>은 새끼 비둘기와 꼭 닮은 주인공이 등장한다. 숲 선생님을 만나는 동안, 인서는 언젠가 껍질을 깨고 바깥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새끼 비둘기는 스스로 알을 깨고 나가지만, 우리는 사람이니까 숲 선생님이나 유리와 같은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는 따뜻한 소설이었다.


주먹 쥐고 일어서(김해원)

이주 청소년들의 낯선 우정담을 읽으며 한 편의 추리 소설을 읽는 듯 흥미롭게 작품을 따라갔다. 만약 인디언 이름이나 한별이의 어머니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면 이것을 이주 청소년들의 이야기라고 알 수 있었을까? 익숙한 풍경 속의 낯선 주인공들을 바라보며 오히려 내가 가진 선입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이야기었다. 그게 이야기의 힘인가보다.


옥상 정원(이희영)

바름이 만든 만능 열쇠가 사라지고 학교는 발칵 뒤집어진다. 만약 우리 학생들이 만능 열쇠를 줍는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아마 후문을 개방하고 PC방과 편의점을 향해 돌진하는 무리를 목격할 것 같다. 그래서 옥상 정원의 잡초를 응원하는 바름이의 순수함에 웃음이 나면서도, 유하를 대하는 진솔함과 소년스러움이 좋았다. 잔잔하지만 울림있는 이야기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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