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슬픔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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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으레 그렇듯 모든 인관관계라는 것이 평등한 평행선을 그리지 않는 다는 것을 누구나 다 잘 알고 있을것이다.

"많이 사랑하는 쪽이 언제나 패배자"라는 말이 떠오르는 한때. 부모 자식이던, 우정이던, 연애관계이던 인간군상에 그르다 옳다를 논하는 것 만큼 할 일 없는 일은 없을테지만... 깊은슬픔을 읽게된 계기라면, 아마 어디서 우연히 스쳐 지났던 문구 때문이였을 겁니다, 완, 세, 은서. 지루하디 지루한 삼각관계이지 않습니까? 서로가 서로를 향해 화살표를 그리는 그런 지지부진한 이야기일 겁니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지루하도록 앓고, 그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를 앓는. 서로를 향하지 않는 화살표를 이야기로 써낸다면 "깊은슬픔"이 정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울한 이야기입니다. 왜 추천사의 문구가 "고독"인지를 여실하게 느끼게 되는 순간들이랄까요.

고독한것은 우울합니다. 우울한것은 슬픕니다. 슬픔은 눈물로 치환되고, 응어리들이 남습니다. 이슬어지같은 응어리요.

누군가에게 이슬어지는 고향입니다. 누군가에게 이슬어지는 도망치고 싶은 곳 입니다. 또 누군가에게 이슬어지는... ....


글을 읽는것이, 슬픔을 읽는것이 즐거운 일은 아닙니다. 슬픈것보단 기쁘고 즐거운 일들을 해야 더욱 삶의 방향이 긍정적으로 흐른다는 생각을 지우기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너절하고 피폐한 이야기는 제게 없으니 저는 이 고독이 그렇게 나쁘다고 여기지는 않습니다.

오히려ㅡ, 이런 너절하고 피폐한 애정이 향한곳은 은서의 자살이지만, 은서의 자살이 꼭 고독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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