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 : 초 단위의 동물 림LIM 젊은 작가 소설집 2
김병운 외 지음, 민가경 해설 / 열림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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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젊은작가들의 글들을 잘 읽지 않아서 요즘은 어떤 소재로 어떤 얘기들을 쓰는지 궁금했는데, 성과, 동물, 장애인, 가족의 구성 같은 여러가지 이야기들. 그리고 인공지능과 SF적 소재들을 읽으면서 요즘 트렌드를 생각하게 되었다. 작가들의 소설을 읽으면서 혐오와 무관심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고, 알아야 공감할 수 있다는것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마음에 들었던 소설은 안윤 작가의 [핀홀] 이었다. 시설 장애인에 대한 얘기는 봉사활동을 하던 장애인 시설의 경험을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이유리 작가의 [달리는 무릎] 은 이전 이유리 작가의 단편집 브로콜리 펀치 를 떠올리게 했는데, 식물, 사물에 인격을 부여하고, 외계인과의 대화등 이유리 작가의 유쾌함을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다. 


짧은 소설들이라 아쉬움이 있었지만 독특한 소재와 상상력에 감탄한 부분들도 있는것 같다.  


P.22 왜 웃지, 하나도 안 웃긴데 왜 웃는거지 하면서도 웃었는데, 그건 내가 두려워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였다는 걸, 고작 여기가 나의 한계일지도 모른다는 자각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였다는 걸 그때는 알지 못했다. [오프닝 나이트]


P.66 이대로 이곳에 처박혀 죽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후회되는 일들이 많았다. 부모님에게 짜증 냈던것, ...... 어차피 아니 될 거라며 자조했던 것, 타인과 비교하며 나 자신을 채찍질한 것,........나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해주지 못해던 것, 나 자신을 자꾸만 문제 삼았던 것. [초 단위의 동물]


P.84 괜찮아. 고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서도 괜찮아져야 해. 고지는 다시금 고개를 끄덕였다. [끝말잇기]


P.177 바늘로 두 조각의 천을 잇대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개의 바늘 구멍이 필요하다고 외할머니는 말했다. 이쪽에 하나, 다른 쪽에 하나. 각각 구멍이 있어야 무엇으로든 이을 수 있다고 했다. 할머니가 살아 있다면 보라는 묻고 싶었다. 그럼 내 앞에 나타난 이 구멍들은 무엇으로 이어야 해, 할머니? 무엇으로 단단하게 이을 수 있어? [핀홀pinhole]


P.199 아주 조금씩이지만 그걸반복해나가면 결국 어느 순간 과거의 나와 전혀 다른 내가 되어 발 앞의 공간으로 내뻗어질 수 있는 거였다. [달리는 무릎]


P.234 잎사귀와 앞사귀 사이에 무수한 관계들이 있다고 느끼지만, 어떤 관계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바람의 움직인에 따라 몸이 움직인다. 숨을 내쉰다. 온몸의 힘을 푼다. 쓸려나가지 않으려고 애쓰지 않는다. [무심과 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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