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숲의 거인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81
조준호 지음, 이다 그림 / 시공주니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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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보고 상상력을 동원해 탄생했다.

작중 인물부터가 해비취, 찬마루, 단비, 버드네, 여름내, 부루족장, 큰바우, 퉁바우 등 독특하다.

지명도 여우골, 늑대골, 솔부엉이재 솟대마을 등 천연 자연에 가까운 지명들이다.

작가의식도 주로 "생명"에 맞추어져 있다. 살생을 범하면 그만한 댓가로 생명을 내 놓아야 한다는 의식이 그렇다.

반달 숲의 거인은 상징이다. 조그마한 소년 해비취가 거인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실제로 거인이라는 신비한 존재 즉 자연이나 절대자를 상징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버드네라는 아낙이 세 아이를 데려다 목숨을 걸고 기르는 일은 고대에도 현대에도 감동을 준다.

무엇보다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해비취의 용기가 작품 전반에 깔려있다.

무서운 늑대와의 싸움은 독자에게 실감나는 상상력까지 보태준다.

부루족장과 큰바우 퉁바우 가족의 탐욕이 반동인물로 그려지지만

또 조력자로서 마고할미나 둘로기할배 등이 드려지고 있어서 재미를 더한다.

부루족장과 퉁바우의 성격변화는 어쩌면 서로 가족의 목숨을 구해주는 과정에서 일어났을 듯하다.

조준호 작가님은 <반딧불이 핑퐁>을 써서 우리학교 2011년 여름방학 독서교실 작가초빙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작품을 읽다 보면 작가의 상상력 밑에는 직접 어린시절 자연과 함께 한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그 마음과 생명을 헤치게 된 경우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생명도 내어 놓을 수밖에 없는 사연을 독자는 이 책에서 읽게 될 것이다.

등장인물의 이름이나 장소가 현대가 아닌 원시 부족사회라서 처음엔 이름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다시 보다 보면 캐릭터 특성과 이름이 자연스럽게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2019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청소년들이 인류가 생기기 시작하는 그 때의 청소년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상상해 볼 수 있고 진정한 독립과 자립심이 무엇인지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야기가 너무 압축되어 있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그 부분은 독자의 상상력에 맡겨져야 할 것 같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새긴 사람이 누구였을지 상상력만으로 그려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작가의 체험이 어느 정도 녹아 들어가 자연과 하나되고 늑대와 싸우고 탐욕적인 인간에게 저항하며

새로운 삶의 터전인 바다를 개척해 가는 모습이 독자에게 희망을 건넨다.

특히 아름다움을 대하는 작가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고 그 아름다움은 자연 안에서 발견되는 생명력과

관련되어 있음을 읽어낼 수 있다. 작가의 섬세하고 조그마한 밑그림이 청소년들의 마음결을 대변해 주고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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