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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만 착하게 살아야 해 - 착한 척, 괜찮은 척하느라 지쳐버린 이들을 위한 위로
김승환 지음 / 북카라반 / 2020년 1월
평점 :


책 제목을 보자마자 내 생각을 들킨것 같았다. 정확히는 들킨게 맞았다. 아마 이 책을 선택하는 사람 대부분이 그러리라. 필자를 알고 있는 누군가는 "너가 원해서 그런거잖아!"라고 반문할 지 모른다. 하지만 그 또한 그 누군가도 이미 내가 그러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본다.
저자와 필자는 상당부분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기업 출신이라는 점, 6년간의 다른 직업에 몸을 담고 있다가 마침내 소풍가는 듯한 설레임을 갖는 직업을 찾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이 그것이다. 물론 저자는 6년이란 시간에 6번의 사표를 써보았다는 점과 15년간 강의를 함과 더불어 상담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의 멘토가 되고자 하였다. 이 책은 저자의 수많은 상담 속,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경험담 주인공들의 변화되기 이전의 모습에 투영된 나의 다양한 내면을 확인시켜 줌과 동시에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변화하는 길을 이야기로 몸소 들려준다.
이를 위해 이 책은 먼저 나의 생각과 감정을 알아봐주고, 괜찮은 척, 착한 척 해오느라 힘들었을 나를 보듬어주며, 다시 또 이전의 나로 돌아가지 않도록 나의 마음을 성장시켜 이제는 진심으로 타인과 진짜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말하고 있다. 위대한 이론이나 말만 번지르르한 문구들의 향연이 아니라 정말 각각의 경험담 속 주인공들이 내 안의 수많은 모습들이며, 어디에나 있을 수 있는 일들이기에 책을 읽는 내내 편안한 상담 받는 느낌을 준다.

원래 필자는 책을 깨끗히 보는(?) 강박과도 같은 습관이 있음에도 자꾸자꾸 보고 싶고 나를 일깨워주는 부분이 많아 책갈피 대신 페이지 한쪽 귀퉁이를 접는 방법을 차선으로 과감히 선택했다. 이 책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기도 한다. 저자 본인의 사례로 이야기했던 '빈틈이 있어야 사람이 보인다'라는 부분처럼, 평소에 왜 남에게 맞춰주고, 남의 기준에 휘둘리며 스스로 힘들어할까라는 생각을 많이하는 필자에게도 그 이면에 관계에 대한 완벽주의자 성향이 있을 수 있음을 같이 보여준다.
결국은 거절을 잘 못하고,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YES MAN이 되어도, 그것이 결코 나에게도 상대에게도 진심을 담은 좋은 관계가 되지 못할 거라고 저자는 말한다. 어쩌면 이미 그 결론을 알고 있었던 난 '그러면 어떻게'가 궁금해서 이 책에 더 끌린걸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 순간에도 비교와 판단의 테두리에 갖혀 스스로를 외롭게 만드는 일인 줄 알면서도 여전히 괜찮은 척 하는 필자와 같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듯, 그렇게 위로와 응원의 메세지를 전달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저자의 말을 빌려 말해본다. "당신은 당신이기에 소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