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킨 전기
험프리 카펜터 지음, 이승은 옮김 / 해나무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책 소개에 앞서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면…

톨킨에게 처음 관심이 생겼던 건 TRPG를 알게 되었을 때 였다. 거의 대부분의 자료에 ‘TRPG의 기반인 판타지는 톨킨에 의해 시작되었다.’ 와 비슷한 문구들이 들어 있었기 때문에…

그러나 첫 만남이 그리 아름답지는 않았다. 고등학교 후배녀석에게 빌린 [반지 전쟁] (현재 반지의 제왕) 3권은 책을 읽은 시간과 중간에 졸던 시간이 비슷할 정도로 흥미를 끌지 못했고 단지 ‘판타지의 고전’ 그리고 ‘그 작가’로만 기억에 남았을 뿐이었다.

최근 몇년 사이 C.S. 루이스의 자료를 많이 접하면서 놀란 것은 루이스와 톨킨이 친구였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다시금 톨킨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알고보니 톨킨도 매력적인 사람이 아닌가! ^^

이제 [톨킨 전기] 책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이 책의 작가인 험프리 카펜터가 톨킨을 만나보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책은 대단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전기 작가로서 주인공을 만나보았다는 것은 정말 큰 축복이자 가장 귀한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험프리 카펜터는 그를 만나보았을 뿐 아니라 이야기도 나누었고, 후일 전기를 쓰는 동안에도 그의 가족들과 계속 교류할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단순한 자료들만 수집하여 만들어진 후일의 전기들과는 차이점이 확연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책은 톨킨 자신을 다루고 있다기 보다는 톨킨의 작품, 그 중에서도 특별히 [반지의 제왕]이 만들어지게 된 톨킨의 삶을 다루고 있다고 하는 편이 적절할 것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그만큼 [반지의 제왕]이라는 작품이 톨킨의 삶에서 큰 줄기를 이루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좋았던 점은 일련의 전기들처럼 주인공의 장점만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심각한 단점들 조차도 상당한 객관성을 가지고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구차한 변명따위로 주인공을 옹호하지도 않는다.)

이런 점들이 톨킨이라는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지만 존경하는 내 친구들’ 이라는 울타리 안에 참여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더욱 옥스퍼드에 가보고 싶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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