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조카 (기프트 북) - 나니아 나라 이야기 나니아 나라 이야기 (네버랜드 스토리 북스)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폴린 베인즈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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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순으로는 ‘마법사의 조카’가 가장 앞서는데 어째서 6번째로 출판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슨 이유가 있는걸까요? 아니면 그냥? ㅡ,.ㅡ)

1편-사자와 마녀와 옷장-을 읽어보신 분들은 거기에 등장하는 논리적이지만 나니아를 부정하지는 않는 디고리 교수님에 대해 신기하게 여기실텐데… 바로 지금 그 비밀이 드러납니다. ^^

디고리(어린 시절의 디고리)는 어머니의 병으로 인해 돌봐줄 사람이 있는 런던으로 오게됩니다.

그리고 옆집에 사는 폴리라는 여자아이와 친해지는데, 어느날 삼촌의 방에 잘못 들어갔다가 큰 사건을 만나게 됩니다. 삼촌이 폴리를 다른 세계로 보내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폴리를 구하기 위해 디고리 역시 다른 세계로 가게 됩니다.

이런 저런 세계를 돌아다니며 위험한 상황도 겪고 다시 우리 세계로 돌아오지만 같이 따라오게된 마녀로 인해 할 수 없이 또 다른 세계로 가게 됩니다. (마녀를 데리고…)

그 곳이 바로 나니아입니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는 나니아가 창조되기 직전이며, 그들은 나니아의 창조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게 됩니다.

 그리고 마녀를 나니아에 이끌고 온 댓가로 디고리가 임무를 맡게 됩니다. 그런 디고리에게 마녀는 ‘어머니의 병’을 생각해보라며 유혹을 하고… 과연 디고리는 임무를 마치고 우리 세계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마법사의 조카에서 가장 설레이는 부분은 뭐니뭐니해도 ‘아슬란이 나니아를 창조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황량한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것이 10분만에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새싹이 돋아나는 것을 눈앞에서 볼 수 있겠죠. 다시, 여름이 10분만에 온다면 우리는 그 새싹이 식물로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나니아의 창조가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아슬란이 노래를 부르자,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별이 생기고 여기저기서 갑자기 새싹들이 자라더니 순식간에 나무가 되고, 이곳 저곳 땅에서는 동물들이 튀어나오고… (심지어는 쇠막대기조차 땅에 심겨지자 등불로 자랍니다.)

이렇게 생명력 넘치는 분위기를 느끼며 얼마나 설레이는지요.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아슬란의 창조 도구가 ‘노래’라는 것입니다.

JRR톨킨의 ‘실마릴리온’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감이 잡히실텐데, ‘실마릴리온’에서도 세계의 창조에 ‘노래’가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루이스는 아마도 톨킨과 함께한 모임에서 톨킨이 읽어주는 그런 구절들을 새겨두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나무가 살아있다는 설정도 톨킨과 비슷한 부분이구요.

또 하나의 공통점은 바로 ‘반지’입니다. 톨킨이 ‘반지 원정대’를 통해 ‘반지’라는 상징을 보여주었는데요. ‘마법사의 조카’에서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도구가 바로 ‘반지’입니다. (다만 여기서는 반지가 4개 있습니다. 초록색 두개, 노란색 두개.) 이것도 아마 톨킨에게 영향을 받았으리라 생각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제 생각일 뿐입니다만… 톨킨과 루이스가 한 모임에서 서로의 작품을 낭독하는 시간들을 가졌다는 걸 생각해보면…)

나니아의 창조 모습이 설레이는 부분이었다면 디고리가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은 엄숙하기까지 합니다.

아슬란에게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부탁할 때, 아슬란이 짧게 보여주었던 눈물의 반짝임을 떠올리며 그는 ‘젊음의 사과’를 어머니에게 가져가지 않고 아슬란에게 돌려주러 옵니다.

물론, 그 사과를 땅에 심자 사과나무가 자라나고 그 사과나무에 열린 열매를 어머니에게 가져다 드리고… 어머니의 병은 낫습니다. ^^

이 부분에서 특히나 루이스가 가슴아파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디고리의 상황과 루이스 자신의 어렸을적 상황이 굉장히 비슷하게 설정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아버지는 외국에 계시고 어머니는 몸이 아프신 상황… 그러나 디고리의 어머니가 병에서 낫게 되신 것과는 달리 어린 루이스는 어머니를 잃게 됩니다. 루이스의 자서전을 읽어보면 이때 하나님에 대한 의심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매일밤 어머니의 병을 위해 기도했음에도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이유에서 ‘정말 하나님이 계신건가?’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루이스가 믿음을 되찾고 쓴 동화에서는 디고리의 어머니가 아슬란의 도움으로 병에서 낫게 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 그런 루이스의 담담하고도 확신에 찬 심정이 조금은 느껴지는 듯 합니다.

디고리는 평생 독신으로 살며 학자가 됩니다. (이 설정도 루이스 자신과 비슷하지요?) 그리고 어머니께 드렸던 사과의 속부분을 땅에 심었는데 거기서 사과나무가 자라게 되지요.

그 사과나무가 폭풍에 쓰러지자 나무를 잘라 옷장을 만들게 되고, 그 옷장이 바로… 바로… 감이 오시죠? ^^ 1편에서 루시가 들어갔던 그 옷장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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