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첫사랑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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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용 소설은 오래간만에 읽어서 그런지 읽는 내내 조금 어색했다. 나도 어쩔 수 없는 나이든 어른이 되어버렸는지 내 감수성은 다 어디로 간 걸까? 책을 읽으면서 옛 추억이라도 하나 꺼내보나 싶었는데 생각 해 보면 나는 딱히 첫사랑의 기억도 명확하지 않다. 용어 선택이 벌써 올드하지만, 우리 때 한참 첫사랑을 할 나이는 이르면 초등학생 때, 늦어지면 고등학생이 아니었을까? 누군가의 짝사랑의 대상은 되어 봤지만, 그 사랑을 제대로 받아 줄 용기도, 또 다른 누군가를 짝사랑할 용기도 없던 나는 실존하는 인물을 사랑하지 못했다. 결국 그래서인지 나의 사춘기, 청소년 시기는 온통 '나'에 집중했던 기억만 남아있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나'에 대해 고민하던 내가 정말 실존하는 사람을 사랑한 건 그로부터 정말 깜짝 놀랄만큼 오랜 세월이 지난 후였다. 모태솔로로 생을 마감할 것 같던 내가 어느 날 갑자기 결혼해서 지금은 애엄마로 살고 있다니 거 참 믿어지지 않는 시간들이지만, 그래서인지 내겐 첫사랑의 추억, 첫사랑의 이야기들이 참 낯설고 간질거린다. 솔직히, 지금도 내가 '사랑'을 해 본 건지 확신하지 못하지만, 이런 사랑도 사랑이겠지...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긴 하다. 하여간, 그런 내게 아동 청소년 문학 작가는 참 신기한 존재다. 그렇게 많은 세월을 살면서 어떻게 이런 순수하고 풋풋한 첫사랑의 마음을 쓸 수 있을까. 책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다양한 삶이 압축되어 있었다. 엄마가 되기 전 나였다면, 소설 속 주인공들의 심정에 더 몰입했을텐데, 엄마가 되어서 그런지 주인공을 둘러 싼 부모의 모습이 자꾸 눈에 밟힌다. 과연 내가 동재 친엄마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자꾸 맴돈다. 작가는 우리가 매 순간 새로운 삶과 만나고 또 작별하며 살아간다면서, 그 과정에서 겪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로 내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재의 다음 사랑과 독자 여러분이 시작하게 될 사랑을 응원한다고 했다. 누군가는 첫사랑과 결혼을 하고 평생을 사랑하며 살아가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첫사랑은 가슴절절한 사랑이지만 결국 지나가는 사랑이 된다. 추억이되고, 그 추억과 경험을 발판삼아 다음 사랑을 시작한다. 그렇게 사랑과 사랑을 반복한 끝에 도달한 지금 우리는 어떤 사랑을 하고 있을까? 아이들의 그림책을 읽으면서도 드는 생각이지만, 가끔은 어렵고 복잡한 책 보다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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