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신
사샤 스타니시치 지음, 권상희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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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이 소설의 화자는 '지금은 존재 하지않는 나라' 유고슬라비아에서 온 보스니아 난민이다. 그의 아버지는 세르비아 출신이고 어머니는 보스니아-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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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1992년 보스니아 내전을 피해 14살에 독일로 피난을 왔던 화자는 2008년 3월, 독일 국적을 획득하려고 자필 이력서를 쓴다. 그러나 '1978년 3월 7일에 태어났다는 것 말고는 쓸 게 아무것도 없었다.
이 이력서를 계기로 화자는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크리스티나 할머니와 고향을 방문하고 옛 조상들에 대한 할머니의 기억을 수집한다.
또 피난 온 독일에서의 일들도 다시 생각해 본다. 화자의 출신에 대한 기록이 이 책의 줄기이다. 그렇다면 '피난민'인 화자 개인에게 '출신'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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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관점에서 보더라도, 출신이 창조물이라는 건 변함이 없어요! 한번 입으면 영원히 입고 있어야 하는 옷 같은 거죠. 그건 저주예요! 아니면 약간의 운이 들어 있는 능력이랄 수 있어요. 재능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장점과 특권을 만들어내는 능력말이죠.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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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통과 출생지가 분류 기준의 특징으로 이용되고 국경선이 새로 정해지고 여러개의 소국으로 분립된 나라의 메마른 늪에서 국익이 등장한 시대에, 그리고 타민족 배척이 정책 프로그램으로 다시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시대에, 나와 우리 가족의 출신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내겐 진부하고, 참으로 파괴적인 것처럼 생각되었다.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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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우여곡절 끝에 독일에 왔지만, 가족은 독일어를 못 했다. 그래서 5년 반 동안 정치학자였던 어머니는 세탁공장에서, 경영학자인 아버지는 공사장에서 고생하며 돈을 번다. 폐품을 주어와서 생활을 하는 등 어려운 생계를 이끌어 간다. 그러나 부모는 1998년 독일을 떠나야했고 플로리다로 이주했다. 학생이었던 화자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독일어도 배우고 우정도 나누며 부모세대보다는 나은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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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항은 출신의 숭배뿐 아니라 민족적 정체성에 대한 환상을 거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소속감은 지지했다. 나를 원하고 내가 있고 싶은 곳에서는 소속감을 갖고 싶었다. 그런 소속감과 함께 우리의 가장 작은 공통분모는 '충분하다'였다.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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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화자는 출신이나 민족적 정체성보다 현재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소속감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있었다. 그래서 고향을 떠올리지 않으려 했고, 과거는 화자에게 빈공간이었다. 그러나 부정적인 고향이나 나라의 모습도 자신의 정체성이다. 이를 거부하고 무시하는 것은 반쪽을 잃고 살아가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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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그런 과거부정은 2009년 어느날 화자가 할머니 크리스티나와 '오스코루샤'의 조상들이 묻힌 공동묘지를 찾았을때, 화자는 그저 '관광객', '목격자'일 뿐이었다고 고백하는 부분에서도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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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가브릴로 노인은 자진해서 친척과 소속감이라는 짐을 짊어지려는 자신들의 마음을, 특히나 조상들의 모든 업적과 유산을 자랑스러워하는 마음을 털어놓고 싶어 했다. 그 모든 것이 자신들의 눈 앞에서 사라져버리든 그러지 않든 상관 않고 말이다. 그중에 내것은 아무것도 없고 내것이 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나는 그들이 가진 '공동 자산'을 우연히 보게 된 '목격자'에 지나지 않았다. pp.389~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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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화자는 자신의 부정적인 정체성은 인정하지 않고 관찰자의 입장에서 대했다. 그러나 이 여행을 시점으로 화자는 자신의 정체성을 점점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된다.
후반부 장면에서 독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려고 공항을 찾았으나 다시 할머니에게 돌아오는 장면에서 절정에 달한다.


🔖"할머니에게 안녕히 주무시라고 말하는걸 잊어버렸어요." p.392


ㅡ치매에 걸린 할머니는 자신의 옛 조국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할머니에게 인사를 하러 다시 왔다는 것은 자신의 옛 과거, 고향을 자신의 삶에서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


ㅡ화자에게 독일에서의 피난 생활은 힘들었지만, 독일에서 만난 주변 사람들로 인해 도움을 많이 받았고 그것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였었다.
화자에게 '고향'의 의미는 독일에서 자신에게 처음으로 '아말감 충전을 시술한 하이마트 박사'와 관련되었다. 그는 어떤 인종의 사람이든 충치를 치료해주었다. 또한 화자의 여러 출신 친구들 덕분에 그는 나쁜길로 빠지지 않았다.


ㅡ과거의 정체성은 부정하고 피난 후 독일에서의 정체성만을 인정하려고 했던 화자는 할머니와의 여행이후에 점점 과거의 자기의 정체성도 받아들여 통합을 이루어냈다고 볼 수 있다.
그의 과거의 출신과 동시에 독일에서의 소속감이 더해서 그의 정체성이 완성된 것이다.


ㅡ이 소설은 개인적인 정체성의 통합과 함께 극우민족주의, 인종차별이 거세지는 유럽과 다른 나라들의 시류 속에서 혈통과 출신의 문제를 생각해 보게하는 시의성 있는 작품이었다. 세계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정체성, 민족주의와 이민자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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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당무 2020-03-25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발칸반도의 유고슬라비아의 역사
* 6, 7세기에 남슬라브족이 세운 국가로, 1398년 이래 터키의 지배→ 1878년 독립왕국→ 제1차 세계대전 중에 오스트리아·헝가리의 지배→ 1929년 유고슬라비아왕국→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독일의 침략을 받아 항전→ 1945년 11월 공산당 주도로 연방인민공화국이 수립 됨.

2.유고슬라비아 해체와 내전
* ‘초대‘이자 ‘종신‘대통령 티토가 1980년 사망하고 소련이 붕괴되자 연방이 흔들림.
1991년 6월 25일 유고연방정부로부터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두 공화국의 독립을 선포.
* 내전은 1991년 6월 27일 유고슬라비아 연방군(세르비아계가 주)이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의 독립을 막기 위해 슬로베니아를 침공함으로써 시작되어, 슬로베니아 → 크로아티아 → 보스니아 → 코소보 등지로 싸움터를 옮겨가면서 벌어졌다.
* 내전은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해체·재편 과정에서 일어난 세르비아계와 타민족 간에 벌어진 싸움이다.

3.발칸반도가 ‘유럽의 화약고‘가 된 원인
* 통일 전 너무나 깊었던 각 공화국 간의 차이로 인한 분리주의.
* 티토 사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프란요 투지만, 알리야 이젯트베고비치, 밀란 쿠찬, 키로 글리고로프등 민족주의, 지역주의를 앞세워 정권을 쟁취하려던 정치 지도자들의 잘못이 크다.

✔네이버 지식백과와 나무위키 참고 함.
 
내 인생 구하기 - 삶을 마냥 흘려보내고 있는 무기력한 방관주의자를 위한 개입의 기술
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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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인생구하기 #개리비숍 #웅진지식하우스 #서평단도서 #신간도서 #자기계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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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부제: 삶을 마냥 흘려보내고 있는 무기력한 방관주의자를 위한 개입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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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책을 잠시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개리 비숍의 신간이 나왔다는 서평단 모집에 신청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인스타를 시작하면서 처음 읽은 책이 개리 비숍의 <시작의 기술>이었는데, 그때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자기계발계의 박명수 같다고나 할까?🤣 '토달지말라'고 대 놓고 말하는 그의 기개?!.🤣 직설적으로 요점만 말하는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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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전편 <시작의 기술>이 파괴적인 자기대화의 문제점과 대안인 7가지 단언을 제시했다면, 이번 <내 인생 구하기>는 왜 우리가 파괴적인 자기대화를 속삭이는지에 대한 원인을 파헤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한다. 잠재의식과 자기방해, 미래를 드러내기가 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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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인간은 생존을 위해 예측의 명수가 됐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이 진실이 아닌 편견으로 굳어질 수 있다. 우리는 희노애락의 각자의 삶을 살아오다 20살쯤 되면 나, 사람들, 인생에 대한 '결론'을 내게 된다. 이 '결론'이 편협, 제한, 제약, 극단으로 치우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수록 이 잠재의식 속의 '결론'은 더욱 굳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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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이 중에서 '나'에 대해 낸 '결론'은 '자기실현적 예언'이 되어 계속 '자기방해'를 한다. 성공을 하다가도 나의 잠재의식의 결론을 맞추기 위해 자기방해를 하고 자기의 틀을 계속 유지하게 된다고 말하는게 가장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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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방점을 과거의 잠재의식이 아니라 미래의 설계에 찍자는 것인데, 그 이야기 전개과정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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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이 책은 '긍정적 사고'를 들먹이는 '우쭈쭈 모드'가 아니라 숨어있는 감정의 바퀴벌레들을 드러내서 당신을 해방시키고, 어떤 '척'을 하는 게 아니라 진짜 그렇게 되도록 만들려고 한다고 저자는 날한다.
ㅡ나 또한 짧은 분량이지만 작가가 말하는 조언과 팩트폭격으로 뜨끔하기도, 웃기기도, 나의 감정의 바퀴벌레들을 들여다보기도 한 유익한 시간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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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과거에 있다. 다 끝난 일이고, 우리는 과거를 바꿀 수 없다. 그러니 그건 그대로 남겨두기로 하자. 손대거나 참견하지 말자. 우리는 과거를 알아볼 수 있고, 과거를 인정할 수 있으며, 훨씬 더 만족스럽고 가능성이 가득한 쪽으로 방향을 돌릴 수 있다.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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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가치 있고 만족스러운 것이 아니라, 지금 당신에게 힘을 북돋워주는 것들로 인생을 채워야한다.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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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목표에 접근하는 것이 근사해 보이는 이유는 미래는 정말로 한계가 없기 때문이다.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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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하나의 거대한 실험에 다름 아니다......하나를 시도해보고, 효과가 없으면 다른 걸 시도하라. 인생은 살아 있다는 게 무엇인지 탐구하는 일이다.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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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망가지지 않았다. 고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당신은 고쳐야 할 의자가 아니다. 거기서 나와 당시늬 미래를 드러내라. 당신의 미래를 위대한 무언가로, 인생을 바칠 만한 무언가로 만들어라.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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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살아남았습니다 - 지구에서 사라지면 절대로 안 될 101종의 이상한 동물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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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 아들 재밌게 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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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영 지음, 이한이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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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이 잘 이해가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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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조금 설익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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