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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아메리카의 신화, 전설, 민담
존 비어호스트 지음, 서울대학교 라틴아메리카연구소 옮김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설화는 어떻게 보면 가장 우리에게 익숙한, 다시 말하자면 대중적인 문학 분야이다. 요즘은 어릴 때부터도 자주 읽는 전래동화나 신화 등을 통해 펼쳐나간 이야기들은, 게임이나 영화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성인이 되어서도 주위를 멤돈다. 그러나 아직도 주류가 되는 것은 서양 동화나 그리스 로마 신화이고, 최근 들어 몇몇 드라마나 웹툰 등을 통해 우리 설화들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라틴아메리카의 신화, 전설, 민담>은 어쩌면 가장 생소한 이야기들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럼에도 굳이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이 책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우선 '라틴아메리카'라는 특이점에 주목하는 사람이라면, 각 설화에 등장하는 이름이나 사건들을 통해 라틴아메리카의 종교, 산업, 연애관, 윤리관, 외교 등 다양한 역사 문화적 요소들을 접할 수 있다. 그들의 문화가 다소 잔혹하고 기괴하다는 대중문화의 오해와 달리, 권선징악이라는 보편적 사고 내에서 문화 특색과 교훈을 내포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라 읽기에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또, '설화 연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기본서로서 읽어볼만한 내용이었다. 이 책 서문, 에필로그, 프롤로그, 주석을 이루고 있는 내용은 대부분 설화 연구 과정과 유형 분류에 대한 것이다. 이는 보통 전공 수업을 듣거나 해야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이다. 하지만 이 책은 설화들을 수집하고 연구하는 과정과, 그것들을 분류하는 방법에 대해 간단하지만 알차게 소개하고 있어 어렵지 않게 설화 연구에 대해 조망해볼 수 있다. 그래서 설화 연구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이 이야기책을 겸해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간단한 교양서로 읽기에도 손색이 없다.
여러 문화권의 이야기를 접하고 싶거나 연구하고 싶다면, 또는 참신한 이야기꾼이 되길 원한다면 첫걸음으로 읽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