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는 연습 -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공부
나토리 호겐 지음, 전경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포기하는 연습

 

끈기와 인내를 가지고 무언가를 해 나가는 것보다 말끔하게 포기하기가 더 어려운 때가 있다. 왠지 조금만 더 견디면 내가 바라는 무언가가 될 것 같은 희망이 조금이나마 보일 때, 포기하면 따라오는 비난과 실망의 시선이 두려울 때.

포기는 배추 셀 때나 하는 말이라는 농담에서 보여주듯, 어쨌든 우리 사회는 포기에 부정적이다. ‘포기하면 편하다라는 말 또한 포기할 수 없는 좌절적인 현실을 우스갯소리로 비꼬는 용도로 쓰이기도 한다. 긍정적으로 바뀔 수만 있다면 무조건 참고 인내해 성취하는 것이 현 시대의 바람직한 인간상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만 하다 보면 정작 놓아야 할 것도 놓지 못하고 평생 괴로워하며 살게 된다.

포기가 너무 쉬운 것도 문제지만, 때로는 포기를 못하는 것도 큰 문제가 된다. 내 힘으로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포기하지 못하면 오랜 시간 집착하게 되는데, 결국 이루지 못하면 좌절 경험이 되어 자존감 하락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내 자식은 전교 1등을 해 명문 대학에 들어가 근사한 회사에 입사하여 멋지고 잘나가는 이성을 만나 결혼하길 바라지만, 실제로 아이는 공부보다는 다른 것에 더 흥미를 느낄 수도 있다. 또한 내향적이고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외향적인 사람을 부러워해 억지로 사람을 만나다가 더 마음을 많이 다쳐 지쳐버릴 수도 있다. 특히 몸이 불편한 내 경우에 혼자 하지 못하는 일을 혼자 하려고 애쓰다 다치거나 더 부정적인 감정에 빠질 뻔 한적도 있다. 어쨌든 이럴 때는 빨리 포기를 인정하고 다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스스로에게 더 긍정적일 것이다.

이번에 만난 책은 이런 여러 상황들을 어떻게 인정하고 포기하며 다른 방법을 찾을지를 안내해주는 책이다. 한 챕터가 짧게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평소에 책을 읽지 않는 사람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목차를 보고 와 닿는 부분만 쏙쏙 빼서 읽어도 좋을 책이다. 중간중간에 귀여운 일러스트나 차분한 사진도 함께 있어 읽기에 지루하지도 않다. 불교 느낌을 주지만 종교와 무관하게 읽기에도 무리가 없는 책이었다. ‘포기가 두려운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현실적인 내용이라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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