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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 - 제18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고학년) ㅣ 창비아동문고 276
임지윤 지음, 조승연 그림 / 창비 / 2014년 3월
평점 :
남이 깨 주면 달걀 프라이가 되지만 스스로 깨면 병아리가 된다. - J. 허슬러
아동도서라지만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많은 생각을 심어주는 책이었다.
저마다 각자의 고통들을 안고 살지만 스스로는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앵무새도 그렇고, 마니도 그렇고, 차니도 그렇고, 엄마도, 아빠도 모두 자신만의 고통을 갖고 있다.
그리고 앵무새가 저들에게로 날아 들어와 알게 되는 개개인의 고통과 그 치유과정이 어른인 나에게도 공감이 되었다. 새장 속에 갇혀 자유를 잃은 앵무새. 자신의 꿈도 모르고 어른들의 기준과 잣대 속에 살아가고 있는 요즘의 어린아이인 정마니와 문수혁. 그런 잣대 속에서 자신의 입을 꾹 다물어 버린 정차니. 가장의 짐을 짊어진 이시대의 아버지 마니와 차니의 아빠. 이들은 지금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을 가장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주인공인 내 인생에 누군가 간섭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에 대해서 쉽게 부정의 말을 꺼내지는 못한다. 그 간섭이 바로 우리의 부모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앵무새는 이들을 바꾸어 놓았다. 앵무새가 진짜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결국은 해피엔딩. 정마니는 자신의 꿈을 찾았고, 정차니는 말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문수혁은 엄마의 통제 아래서 벗어나게 되었고, 아빠는 자신의 적성을 따르게 되었고, 앵무새는 자유를 찾았다. 그래서 결국은.
세상은 기쁨으로 가득하고, 그걸 즐기는 나로 가득하다. 나는 나를 믿는다. - 정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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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이 깔끔하고 잘 읽혀 금방 읽어내려갔다. 아동 도서라기에 굉장히 얇을 줄 알았는데 적당한 두깨에 중간중간 삽화도 그려져 있어 읽어내려가기 수월했던 것 같다.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는 어쩌면 성장소설의 커다란 틀이라 약간 진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어쩌면 그래서 책 속에 숨어있는 내용이 더 궁금했었던지도 모른다. 작가는 그것을 잘 풀어냈다. 아동도서지만 어른인 나도 공감할 만한 이야기였고 작은 사건들은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다. 모두가 찾은 “진짜 행복”에 웃음을 지으며 책을 덮었지만 아직 내가 찾아내지 못한 “진짜 행복”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사실, 수혁이의 엄마와 비슷한 성향의 아빠를 가진 나는 수많은 공감을 하며 책을 읽었고 많은 이들도 공감을 하며 읽을 책이다. 아동 도서이지만 이미 어른이 된 나에게도 반성과 공감, 그리고 행복을 준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