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토끼 - 2020 읽어주기 좋은 책 선정, 2020 아침독서신문 선정도서 바람그림책 80
도요후쿠 마키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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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딱 보자마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어머 예뻐라~'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쨍하지 않고 차분한 노란 배경에 잔잔한 서체의 제목이 쓰인 검은 상자, 그리고 우아함을 뽐내는 발레리나의 모습. 무엇 하나 이 책의 분위기에 어긋나는 것 없이 그야말로 조화로운 표지라고 생각했다. 더욱이 그 가운데에서 초롱초롱한 눈망울, 불그스름한 두 뺨, 오동통한 팔다리로 사랑스러움을 한껏 뽐내는 아기토끼와 눈을 마주친 순간, 그야말로 이 책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금방이라도 빙그르르 돌 듯한, 혹은 오동통한 팔다리를 쭉 뻗으며 높이 점프할 것만 같은 자세로 발랄함을 뿜어내는 아기토끼가 그려진 표지만으로도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소재가 '발레'임을 알아챌 수 있다. 사실 발레에 대해 아는 바는 없지만, 그래도 이 책이 '발레'라는 분야를 존중하며, 정중하게 표현하고 다룬다는 느낌이 든다. 아기토끼의 사랑스러움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발레'가 갖는 매력 또한 잔잔하게 표현하였기에, 읽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레 발레에 빠져들게 만든다.


어느 날 어쩌다가 우연하게도 발레를 발견하고, 발레를 배우면서 서서히 발레에 푹 빠지는 토끼의 모습을 보니, 언젠가 무언가에 빠져들었던 경험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그중에는 정말로 헤어나올 수 없게 너무나도 푹 빠져버려서 아직까지도 계속해서 마음을 이어가는 것이 있는 반면, 지레 겁을 먹고 중간에 멈췄던 것들도 있다.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내가 이걸 이만큼 한다고 해도 저기까지 갈 수 있을까?' 등등 스스로를 갉아먹으며 주저하고 포기했던 길들이 있다. 만약 이 책을 좀 더 일찍 만났다면, 누군가의 격려가 세상 무엇보다 더 절실히 듣고 싶었을 때 이 책을 만났더라면, 그때 그 길을 좀 더 걸어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점프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아요. 어쨌든 토끼니까요."


다른 이들의 우려에도 주저하지 않고, 자신을 믿으며 용감무쌍하게 발레에 뛰어든 토끼의 모습을 보며 많은 감정이 들었다. 표지가 뿜어내는 사랑스러운 기운에 집어든 책인데, 생각지도 못한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 지난 날 이러저러한 이유로 주저했던 나를 토닥여주고, 지금의 나에게 격려를 북돋우는 시간이 되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여운을 가져다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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