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황홀
명지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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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눈의 황홀 속 모든 단편 하나 하나 기억에 남지만, 무엇보다 네로의 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엄연히 사회 속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자신의 임무를 완수해 나가고 있지만 일반 민간인들의 시선으론 결코 온전하지만은 않은, 내가 그들에게서 눈을 피해야 할 이유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눈을 피해야만 할 것 같은 그런 존재. 그런 삶의 무게를 지탱하는것은 그의 곁에 있어주는 구미라는 존재이지만 한 편으론 그 자신이 행하는 일련의 '작업'들, 도시와  사람의 흔적을 불태우는 그 자신의 행위 그 자체인것 같기도 합니다. 구미라는 존재는 결국 그를 떠나갔지만. 그렇다한들 그는 그의 행위를 멈출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구미라는 존재는 계속해서 그의 머릿속에 맴돌고 그럴 수록 더더욱 불길은 거세지는 것 같습니다. 다시 책에서 현실로 돌아와 제가 항상 발 딛고 있는 근무지를 봅니다. 내가 현상하는 이 공간에 그의 근무지가 투영되고 내 주변 모든 인물이 그의 주변 모든 인물에 스쳐지나듯 투영 됩니다. 이따금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 또한 부드럽지는 않습니다. 강하진 않지만, 멸시하는 눈빛을 버텨내며 오늘도 무거운 하루를 보내면, 이따금 '네로의 시' 편이 계속 떠올라 책을 만지작 거리기도 합니다. 단순히 텍스트를 상징화 하여 소유 한다기보단. 왠지 소설 속 그의 삶 자체가 항상 제 침상 옆자리에 제 시간과 함께 흘러가는 느낌입니다. 오늘도 계속해서 소설 그 이후의 그의 삶이 궁금하고, 이제는 반대로 제 생활에 그를 투영하는 시점이 종종 오기도 합니다. 아마 군생활이 끝날때 까진 계속해서 머릿속에 맴돌 것 같습니다. 정말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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