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의 언덕
대니 파커 지음, 매트 오틀리 그림, 김은하 옮김 / 찰리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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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막막한 현실 가운데 나 혼자 덩그라니 놓여있는 듯한 느낌과 만날 때가 있지요.
아무에게도 고민을 말 못하는 문제로요. 
심지어 나를 지지해주고 사랑해 주는 가족들에게도요.

사라도 마찬가지였어요.
어느 날 사라의 눈 앞에 생긴 가파른 언덕을 혼자 힘으로 오르고 없애려 고군분투하는 힘겹고 안타까운 모습들이 보입니다.
그림책에서 작가는 형태와 색채 뿐만 아니라 부분적 서체의 배열로 여러가지를 표현하고 있어요.

예전 그림책 수업을 들었을 때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 본 부분인데
책에 담긴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그림의 크기와 형태, 색채의 숨은 의미와 뜻 찾기와 깨달음은 그림책의 또다른 묘미이자 별미죠.
참으로 작가님들 마다의 개성 넘치고 오묘한 표현법들은 늘 감탄을 자아내며 신비한 마법을 부리는 것 같아요.

사라의 빨간 대문은 언덕을 넘고자 하는 열망이 오롯이 표현 되었으며 아주 커다란 언덕의 형태와 컬러는 사라가 당면한 문제점들의 크기와 혼란스러움을 오롯이 그리고 과감하게 표현한 것 같아요.
이것을 생각하고 본다면 심도있고 스케일 있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언덕을 보는 동안은 저도 좀 혼란스러운건 사실이였죠.  

외부로부터 단절되어 혼자서 오롯이 직면한 장애물에 사라는 이렇게도 저렇게도 시도하고 노력하다 끝내는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해 보기도 하지만 소용 없죠.

사라의 모습들을 통해 우리의 현실과 마음속의 고민은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나는 어떻게 했을까? 과거의 넘었던 큰 언덕을 회상해보며 성장한 나를 회상해 봅니다.
그때마다 혼자의 힘으론 할 수 없는 것들이 물론, 어쩌면 시간에 의지하고 힘겹게 버텨내기도 했지만,
저 역시 사라처럼 언제나 나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위로해주던 가족과 친구가 있었기에 순간순간 고비를 잘 넘어온 것 같아요.
제가 신념처럼 여기는 말이 있는데,
“먼저 손 내밀지 않으면 누구도 잡아 줄 수 없다.” 는 거죠.
(이 생각은 혹시 먼저 손내밀지 못하는 이들이 있을까 늘 먼저 손 내밀어 도움이 되어주고픈 역설적인 행동으로 발화되었나봐요.) 
말할 수 없어도 용기를 내어 도움을 청하면 혼자일 때보다 그 언덕은 쉬이 넘을 수 있거나 좀 더 빨리 넘을 수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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