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실크로드, 길 위의 역사와 사람들 - 개정판
김영종 지음 / 사계절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서는 시간개념 못지않게 공간개념이 필수항목이다.

특히, 잘 알려지지않은 지역의 역사서일 경우 더욱 그러하다.

 

이책은 평상시 느껴왔던 지도 갈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 주었다.

'타림분지의 오아시스와 주변지역 상세도'를 접하는 순간 '보물이다'는 탄성이 절로 나왔는데...

본문으로 들어가면 그것은 그저 맛보기일 뿐이다.

곳곳에 자상하게 배치된 상세한 공간개념은 피상적으로 뭉뚱그려져 있던 

그곳을 개별역사를 지닌 주체적 나라들로 인식시켜주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그들을 키워낸 환경을 알게 되고, 그들이 키워낸 문화를 알게되면

그들을 역사속의 당당한 개체로써 인식하게 될것이다.

그래서 저자 역시 <실크로드,길위의 역사와 사람들>이라 명명했지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하라 이야기 - 아주 특별한 사막 신혼일기
싼마오 지음, 조은 옮김 / 막내집게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익숙한 일상에서 '사고'가 아닌 '반응'만 일삼고 살다보면 문득 불안해진다.'파블로프의 개'가 되 

어버리는건 아닐까...그럼에도 싼마오처럼 잡지에서 한번 본 사막의 매력에 낚여 짐을 챙길 수 있 

는 강단도 없다.  그저 길들여지지않는 유목혈통들이 적어 가는 사막이야기를 읽으며 굳어져가는  

내꿈을 흔들어 깨우는 정도로 위안을 삼을뿐... 모든곳을 고향이라 느끼는 사람은 상당히 강한사 

람 이라 했던가? 이야기속의 싼마오는 용감하고 다정하고 유쾌하다.  열린마음에서 꽃핀 이러한  

미덕들이, 낯설고 척박한 사막에서 낙오되거나 외부인공간속에 스스로를 격리하는 사람들과 다 

른  그녀의 힘일것이다. 웃음보를 터트리며 읽다보면 그녀의 밝고 강한힘에 전이되는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2009년 6월..대한민국은 심란하다.  시국선언, 용산사태, 미디어법, 4대강사업...급기야 어제 대통령은 검찰수장에 공안통을, 국세청장에 측근을 임명했다. 산적한 문제들에 대한 그의 해결책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배치다. 지금 나는 '우리'가 아닌 '그들'의 행태를 일일이 열거할 생각이 없다. 그들을 만들어 준것은 우리들에게도 일정 정도의 책임이 있기에, 왜 우리는 그들을 만들어주었을까?그 답을  생각해 보고 싶을 뿐이다. 

 <더 리더>의 여자주인공 한나는  서른 여섯에 만난 열 다섯살의 남자 소년 미하엘을 진정으로 사랑하지만 이유없이 사라졌다. 나중에 밝혀졌듯이, 과거엔 승진이 보장되는 평범한 직장도 거절하고 나치친위대의 강제 수용소 감시원이 되었다. 나치 부역자 재판과정에서 한나는 중범이냐 아니냐를 판가름 할 보고서 작성을 놓고 하지도 않은 작성을 자신이 했다고 거짓 자인하면서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쓴다. 그러나 미하엘은 한나가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문맹임을 직감적으로 눈치챈다. 한나는 자신이 문맹이라는 사실에 극도의 수치심을 느꼈고,  의문시 되었던 그간의 행위도 그때문이었으며 문맹인 자신의 정체노출을 꺼려 주범으로 중죄를 뒤집어쓰기까지 한다. 

 인간에게 있어 수치심이 저정도로까지 본원적일 수 있을까? 나 자신 선뜻 이해가 닿지않았다. 한번만 눈 질끈 감으면 행복해질수도 유리해질수도 있는데...갑갑해진 미하엘은 철학교수인 아버지와 이문제에 대해 상의하기로 한다. 아버지는 이문제를 "행복이 아닌 자유와 품위의 문제"라 단정하며, 자유의지가 있는 어른의 경우 내가 그들에게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들 스스로가 좋다고 여기는 것보다 우위에 두려고 하면 절대 안된다고 충고한다. 

  한나가 한 행위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 그녀는 최소한의 인간적 품위를 지키고 싶었을 것이다.내가 선뜻 한나를 이해하지 못했던 이유가 언제부턴가 내 행위의 준칙이 자유나 품위보다 현실적 안락에 있었기 때문임을 인정해야 했다. "여러분! 부자되세요"라는 광고카피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듯 그렇게 내안의 욕망은 끝간데 없이 점점 커져만 갔다. 함께 사는 세상을 잃어버렸고 함께 가야할 사람을 기억에서 지워갔다. 인간의 수치심의 근원인 양심을 팔아서라도 잘사고 싶었으니까...그결과가 부메랑이 되어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얼마만큼의 대가를 지불해야 할지 아무도 모른다.한반도의 젓줄이 콘크리트로 도배가되어 우리들의 삶을 자정시켜주던 능력이 상실될지라도 실개천을 그리워하지 말아야한다. 수많은 피의 댓가로 무임승차한 민주주의가 우리의 삶을 옭아매도 아프다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내가족이 권리금 한푼 보전받지못하고 삶의 일터에서 쫓겨나더라도 그리고 그에 항거하다 개죽음을 당할지라도 도와줄 이웃을 기대하지 말아야한다. 공공재가 모두 민영화되어 수도,전기 고지서에 동그라미가 하나 더 붙더라도 죽는 소리하지 말아야 한다.  인간적 품위보단 내안의 욕망만 키워간건 다름아닌 나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 증보판 리라이팅 클래식 1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는 <열하일기>를 '유목적 텍스트'라 했다. 기실 이 한마디 언표속에 이 책의 모든것이 들어있다. "유목'은 내게 친숙하면서도 낯설다. 근데 '유목'의 핵심개념 역시 '친숙과 낯섬'이란다.즉 유목은 단순한 편력도 유랑도 아닌 움직이면서 머무는것,떠돌아 다니면서 들러 붙는것이다.지금 여기와서 온몸으로 교감하지만 결코 집착하지 않는다.어디서든 집을 지을 수 있지만 언제든 떠날 수 있어야 한다.한마디로 그것은 세상 모두를 친숙하게 느끼는 것이지만 마침내는 세상 모든것들을 낯설게 느끼는 것이라고..친숙과 낯섬의 끝없는 변주, 여행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이른유목적 텍스트로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재발굴 해 낸 것이다. 

 낯선 풍속과 사람,사건의 열거뿐인 대다수의 여행기들은 외부자적 시선으로 대상을 흘깃 일별 할 뿐이다. 그곳엔 삶의 거친 호흡도 표정도 생략된 체 오직 주체의 시선에 의해 재단 된 소외되고 객체화된 대상만이 남는다. 그러나 연암은 열하까지의 여정에서 마주친 대상들(오랑캐놈들 오랭캐놈들의 문명이라는 18세기 조선인들의 인식물들)과 찐한 접속을 시도하고 또 새로이 발견해 내고 건져내고 열광한다. 위 아래를 불문하고 중화주의로 똘똘 뭉친 동료들의 몰이해 속에서도 전신의 촉각을 동원한 낯선 경계 넘기는 한짬의 쉼도 없다. 연암의 그 열정이 '경이'였고 그보다 더한 경이는 연암의 여유와 여백을 나타내주는 고도의 '유머감각'이었다. 

 기실 '유목적'인 것은 <열하일기> 한 측면에만 해당되는 개념이 아니다.연암의 삶 자체가 유목적 삶이라 할 수 있다. 출세가 보장된 명문 사족이었지만 허구화된 과거시험을 통해 기득 집단에 속하는 것을 거부했고, 그 당시 불문률과도 같았던 고대 중국의 고문체를 버리고 18세기 조선이라는 현실을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연암체'를 창안했다. 작가는 연암체를 들뢰즈/가타리의 개념인 '리좀'보다 더 잘 표현해 주는 것도 없다 한다. 리좀은 덩이줄기라는 뜻으로 수목에 대립된 개념이다. 뿌리를 중심으로 하여 일정한 방향을 향해 가지를 뻗는 것이 수목이라면, 리좀은 뿌리라는 중심도 없고 목적도 방향도 없이 접속하는 대상에 따라 자유롭게 변이하는 특성을 지닌다. 유목적 인간이었던 연암은  자신이 접속하는 동시대의 살아 숨쉬는 대상과 웃고 숨쉬고 노력했던 것이다. 18세기 조선 민중의 역동적 삶을 담아 낼 수 없었던 고정되고 적체된 과거제나 고문체가 그에겐  허위의식만 가득한 폐기처분되어야 할 그릇일뿐이었다.  

 정조는 '문체반정'까지 일으켜 당시 지배 이데올로기의 근간을 해치는 소설류,소품체,고증학을 금지시키는 소동까지 벌였으니, 문체가 단지 사유를 담는 그릇을 넘어 사유를 선지정하는 선험적 틀임을 정조도 알고 연암도 익히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그래서 정조는 문체반정을 통해 구멍이 뚫려가는 지배체제를 다시 쌓아 올렸고, 그 배후자로 연암을 지목해 소설과 소품, 고문과 변려문 등이 자유자재한 연암체를 버리고 자신의 울타리에 '들러붙기' 할 것을 여러 경로로 전한다. 그러나 연암은 <증좌소산인>에서 "비슷하다 함은 참이 아닌데..눈 앞의 일 속에 참된 정취있거늘/ 어쩌자고 머나먼 옛날에서 찾는가?..사마천과 반고가 다시 살아난데도 / 사마천과 반고를 배우지 않으리라" 고 도도히 일갈하며 새로운 경계와의 접촉을 향해 물같이 유려하게 권력의 손아귀를 벗어날 뿐이다. 

 청조 전성기의 한축인 건륭제의 천추절에 도착한 세계최고 국제도시'열하'는 벽촌의 조선인에겐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맛볼 열광의 도가니였음이 틀림없다.더구나 열린 정신의 소유자인 연암에게 그 수많은 낯선 경계들이 어찌 다가 왔을것인가? '그곳'에 '연암'이 있었기에 '천의 목소리' '천의 얼굴'을 지닌 <열하일기>가 탄생할 수 있지 않았을까? 바로 연암체로 단련된, 그보단 연암체를만들어낸 시대정신으로 무장된 연암이었기에 <열하일기>의 변화무쌍함은 끝이 없다. 간추려 지지않는 책이 <열하일기>에 대한 솔직한 소감이지만, 그 부분 부분에서만은 접촉이 휼륭히 되는 책 또한 <열하일기>이다. 

 회색지대에 머물던 실학자군에서 3차원적 입체영상으로 내안에 자리잡은 연암의 진가가 더 한층 고조된 곳은 그가 쓴 형과 누나, 절친한 친구 정철조에 올린 제문을 읽고서다.처음 읽고 바로 눈물이 났으니 말이다. 아! 제문을 저리도 쓰는 구나!!!감동의 충격이었고 완역본을 구해 읽어야 겠다는 생각도 거기서 굳어졌다. 연암의발견!! 유쾌한 발견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시아의 낯선 희망들 - 끊이지 않는 분쟁, 그 현장을 가다
이유경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혈혈단신 발고생을 팔아  이 지역의 분쟁과 인권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싶다는 작가의 선명한 의지가 최소한  내자신에게 만은 제대로 먹혔다고 생각한다. 이책을 접하고 히말라야 산속의 사람들이 신비한 왕궁과 벗삼아 자족하며 살고 있을거란 막연한 상상은 이제 더이상 자리잡을수 없게되었으니 말이다.그대신 산악 게릴라들을 위해서 디자인되었다는 히말라야 골짜기엔 평등공화국을 꿈꾸며 절대왕정타도를 외치는 네팔 마오이스트들의  그험난한 행군이 떠오른다.

  작가는 국내에서 전하는 아시아 여러 분쟁지역에 대한  안일한 수박 겉핧기식 언론보도에 의문을 제기한다. 최소 몇달씩 그 지역을 헤집으며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자율학습(?)을  해야 겨우 진상이 파악되는데 뚝딱!하고 나오는 사건 나열식 보도나  객관성을 담보한 양비론적 보도에 과연 진실이 얼마나 묻어 있을까 하고..

   남자들이 기획하고 공연하는 전쟁에서 극히 수동적이고 피해자일 수 밖에 없는 여성들에 대해 작가가  조명해낸 여성들의 삶이 가슴을 아련하게 하기도 하고 어쩌면선택의 여지없이 떠밀려왔지만 지금의 자리에선 남성들 못지않게 억압과 착취에 당차게 떨치고 일어선 스리랑카 실론섬의 여성 타밀타이거들..네팔의 여성마오이스트들의 삶도 내겐 일종이 연대의식으로 연결되는 듯도 하다.

    천만가지 사상이 자유스런 나라 라는 인도 역시 힌두원리주의에 의한 타계급,타종교,타인종에 대한 불관용 폭압 방정식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성자의 나라 임을,  카슈미르를 놓고 벌이는 인도 파키스탄이란 두 핵보유 강대국의 대치에선  자기가 하면 로맨스라는 아전인수격 약육강식의 쟁탈전을 목격케 된다.

   희뿌옇게 덩어리져 있던 아시아 이곳 저곳의 각 나라들이 조금은 제각각의 모습을 갖고  하지만 거의 대동소이한 문제의식과 희망들을 갖고 있는 우리가 조금은 더 가깝게 다가가야 하는 이웃임을  헝그리정신으로 무장한 작가덕분에  깨치게 됐음에 감사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