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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프랭클 - 어느 책에도 쓴 적 없는 삶에 대한 마지막 대답
빅터 프랭클 지음, 박상미 옮김 / 특별한서재 / 2021년 12월
평점 :
우리나라 독자들은 빅터 프랭클은 몰라도 『죽음의 수용소에서』란 책에 대해선 잘 안다. 워낙 유명한 저서이고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 나치의 유대인 학살 때 유대인 수용소에서 살아 남은 사람 중 한 명인 빅터 프랭클이 쓴 체험수기이기 때문이다. 정신과 의사인 빅터 프랭클은 이 책에서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항상성이 아니라 정신적인 역동성이다"이란 말을 명언을 남겨 이후 인구에 회자됐다.
빅터 프랭클은 이 책에서 "인간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은 긴장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가치있는 목표, 자유의지로 선택한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투쟁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긴장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자신이 성취해야 할 삶의 잠재적인 의미를 밖으로 불러내는 것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항상성이 아니라 정신적인 역동성이다. 말하자면 한쪽 극에는 실현되어야 할 의미가, 그리고 다른 극에는 그 의미를 실현시켜야 할 인간이 있는 자기장 안의 실존적 역동성이다."고 세계인의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은 이후 '죽음조차 희망으로 승화시킨 인간 존엄성의 승리'의 표상으로 세계 각국에서 앞다퉈 번역 출간하기 시작했다. 이 책을 우리나라에 번역 첫 출간한 분은 독자가 알기로 이시형 박사이다.
이 책 『빅터 프랭클』은 우리나라 로고테라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심리상담가 박상미가 번역했다. 박상미 저자는 이시형 박사와 함께 우리나라에 빅터 프랭클이 창시한 로고테라피를 적용, 심리치료를 하고 있으면 그 치료법을 '의미 치료'라고 한다. 말을 풀어쓰다 보니 길어졌지만 '로고테라피'가 곧 '의미치료'이다. 로고테라피란 결국 삶의 가치를 깨닫고 목표를 설정하도록 하는 것에 목적을 둔 실존적 심리치료 기법을 말한다.
시사상식사전에 따르면 로고테라피는 삶의 가치를 깨닫고 목표를 설정하도록 하는 것에 목적을 둔 실존적 심리치료 기법으로, 의미치료라고 번역되기도 한다. 오스트리아의 유대인 정신의학자인 빅터 프랭클(Viktor Emil Frankl)이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창한 심리요법이다. 로고테라피는 정신 건강의 선결 조건으로 삶의 목적을 중시하며, 자기의 인생에 긍정적이고 가치 있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때문에 인생을 즐기는 능력뿐 아니라 고뇌하는 능력도 지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불안의 대상을 역으로 지향하도록 권고하는 역설지향(paradoxe intention), 자기 생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사물에 전념하여 강박 증상으로부터 해방되도록 권고하는 반성제거(dereflexion) 기법을 활용하기도 한다.
이 책은 프랭클 박사의 자서전이다. 이 책에는 그의 어린 시절부터 사망하기까지의 그의 삶이 오롯이 담겼다. 주 내용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의 경험, 생각, 이후 살아 남아 자신이 걸어왔던 길에 대해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결혼과 가족 관계에 대해서도 상세히 쓰여 있다. 책에 따르면 빅터 프랭클은 엉뚱한 생각이 넘쳐났던 어린 시절, 평생 삶을 바치게 된 한 가지 질문과 마주한다. ‘언젠가는 나도 죽겠지? 삶의 허무함 때문에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린다면?’ 유년 시절부터 청년기를 거쳐 질문의 답을 찾던 그는 끝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다. ‘죽음이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든다.’ 그는 “강제수용소는 내가 정신적으로 성숙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시험대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회상한다.
부모와 형제, 아내를 모두 잃은 끔찍한 경험을 하면서도 그는 삶의 답을 찾는 로고테라피의 이론을 정리했다. 죽음조차도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그의 의지를 방해하지 못했다. 빅터 프랭클의 로고테라피를 접한 사람들은 죽음의 낭떠러지 끝에서 “이 책이 나를 살렸다, 나는 다시 살기로 결심했다”고 고백한다.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삶을 살겠다’던 그의 말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책을 통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가 의미 없이 느껴지는 독자들에게 어느 책에도 쓴 적 없는 삶에 대한 마지막 대답이 담긴 이 책을 추천한다.
옮긴이 박상미는 이 책의 뒷 부분의 「옮긴이의 말」을 통해 "프랭클은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어떤 시련도 견딜 수 있다’는 것을 인생으로 보여준 사람입니다. 자유 의지를 가진 영적 존재로서의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는 방법을 세상에 전한 사람입니다."고 말한다. 옮긴이는 이어 프랭클의 저서와 논문을 거의 다 읽었지만, 다른 책에서는 알 수 없었던 프랭클이라는 존재, 시대가 낳은 철학자이자 치유자의 탄생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어 ‘사람 중심’이 아닌 연구를 반대하고, 오로지 환자를 통해 배우고, 환자의 말에 귀 기울이려고 애쓰는, 한 영혼이라도 살리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로고테라피 치료의 정신을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고 언급한다. 절망에서 희망을, 죽음에서 삶을 선택하는 자유는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 기쁨과 내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감격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누리고 싶어 이 책의 번역 출간을 결심했고, 지금, 한국인들에게 꼭 필요한 삶에 대한 답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번역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일 것이다. 이시형(한국의미치료학회 회장) 박사도 이 책은 죽음의 수용소와 다름없는 위기의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에게 삶에 대한 답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추천사를 대신한다.
"아우슈비츠에서 단 몇 초 사이에 생사의 강을 건넜던 극적인 순간들의 묘사는 그날의 공포와 긴장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중략) 프랭클은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어떤 시련도 견딜 수 있다'는 것을 인생으로 보여준 사람입니다. 자유 의지를 가진 영적 존재로서의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는 방법을 세상에 전한 사람입니다."(p.170~171)
빅터 프랭클은 이 책 「철학적인 질문들」에서 열다섯 살 무렵에 정신의학, 그중에서도 정신분석을 파고드는 동안 자신은 철학에도 깊이 빠져 있었다고 한다. 시민 대학의 철학 연구모임에도 열심히 참여해 '삶의 의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기도 했다. 일찍 철학과 정신의학에 큰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열여섯 살 햇살이 쏟아지는 오후 타보르슈투라세를 산책하다가 자신을 만났다는 대목이 나온다. 그때 자신의 마음속에 고이 간직했던 문장을 떠올렸다. "운명을 축복하자! 운명의 의미를 믿자!"고 언급한다. 빅터 프랭클은 이어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궁극적, 초월적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 의미를 다 알수는 없지만, 믿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아모르 파티'(운명에 대한 사랑)입니다."고 강조한다. 이는 그가 평생 간직한 삶과 운명에 대한 태도임을 우리가 되새겨야 할 것 같다. 그의 짧은 글들을 읽어가면서 다시 한번 몸과 마음이 차분히 정리된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한 사람의 이야기를 뛰어 넘어 그가 이룩한 정신적인 승리, 그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로고테라피를 창시하고 우리들의 영혼을 맑게 해주는 빅터 프랭클의 어린 시절은 예사롭지 않았다.
"늙는다는 건 존재의 덧없음을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이 덧없음이야말로 내 삶을 책임지게 하는 자극제이기도 합니다.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책임감! 우리는 내 삶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로고테라피 치료의 원칙은 인간 개개인이 자신의 삶에 이 책임감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 원칙은 어느 날 꿈속에서 로고테라피 이론에 대해 고심하다가 번뜩 떠오른 것이었죠. 그래서 자다 일어나서 기록을 남겼습니다. ‘인생을 두 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이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이미 실수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p.158)
저자 : 빅터 프랭클(VIKTOR EMIL FRANKL)
정신과 의사이자 신경학자, 철학자다. 1905년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태어났고, 빈 대학에서 의학 박사와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온 가족이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수용소에 끌려간 후, 프랭클은 3년 동안 네 군데의 수용소를 거쳤으나 끝내 살아남았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본인의 ‘체험’을 통해 발견한 치료법이 바로 로고테라피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아들러의 개인심리학과 더불어 정신요법 제3 학파라 불리는 로고테라피 학파를 프랭클 박사가 창시한 이후, ‘드라마틱한 치유 효과’로서 로고테라피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프랭클은 모든 사람에게는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비참한 상황을 극복하고, 고통 속에서도 의미를 발견할 수 있고, 의미 없어 보이는 고통도 가치 있는 업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랭클 연구의 시작과 끝은 언제나 ‘사람 중심’이었고, 오로지 환자를 통해 배우고, 환자의 말에 귀 기울였던 의사이자 가슴 뜨거운 치유자였다.
해방 후 프랭클은 빈 대학병원 신경정신과 과장으로 일했으며, 1970년 미국 인터내셔널 대학은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캠퍼스에 세계 최초로 로고테라피 강의를 개설하고 프랭클을 초빙 교수로 모신다. 전 세계 29개의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프랭클이 쓴 『인간의 의미 추구MAN’S SEARCH FOR MEANING』(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전 세계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미국정신과협회는 정신치료에 대한 공헌을 인정해 빅터 프랭클에게 1985년 오스카 피스터상을 수여했다. 93세에 영면에 들기까지 강의와 집필을 쉬지 않았고, 40권의 책을 남겼다. 1997년 심부전으로 삶을 마감하고, 비엔나 중앙 묘지 유대인 구역에 잠들어 있다.
역자 : 박상미
심리상담가이자 문화심리학자다. 현재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협동과정 교수, 한국 의미치료학회 부회장 및 수련감독, 심리치료 연구소 ‘더공감 마음학교’ 소장이다. 한양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독일 학술교류처 DAAD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독일에서 연구했다. 법무부 방송을 통해 전국 5만 7,000여 명 교도소 재소자들을 위한 로고테라피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공감·소통·치유·회복을 연구하고 강의하고 글을 쓴다. 지은 책으로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박상미의 고민사전』 『마음아, 넌 누구니』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 『마지막에는 사랑이 온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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