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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해질 지도?
이언 라이트 지음, 옥창준 옮김 / 그림씨 / 2022년 12월
평점 :
절판
지도를 펼쳐보면 우리가 아는 세계가 어떻게 배열되어 있는지 한눈에 보인다. 대륙과 대륙, 바다와 바다, 그 사이에 점점이 박힌 섬들...내가 사는 곳이 어느 대륙에 속해 있고 어떤 나라와 인접해 있으며 경계는 어떻게 그어져 있는지까지 세밀하게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만이 전부라면 이 세계는 얼마나 진부하고 재미가 없을까? 물리적 거리는 더이상 우리에게 장애가 될 수 없다는데, 그 '지구촌'의 개념은 무엇으로 확인이 가능할까? 한편으로는 그 세계화의 영역 바깥으로 밀려나 여전히 소외된 지역이나 국가도 있지 않을까? 그것은 무엇으로 확인이 가능할까?...
이런 사소하고 재미있는 질문에서 출발한 전혀 다른 지도책이 바로 <똑똑해질지도>이다. 처음 이 책에 대한 소개를 읽었을 때는 지도 문외한들에게 예쁜 그래픽과 상세한 설명으로 지도를 풀이해주는 책인줄 알았는데, 그보다 더 풍부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령 이런 것들이다.
전 지구적으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종교는? 예상하지 못했지만 놀랍게도 이슬람교인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기독교의 약진도 여전하지만 최근들어 이슬람교의 교세가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 통계 속에 확연히 드러난다.
또 종교 지도자들의 출생지를 세계지도에서 따져보면 상당수가 아시아와 중동에 치우쳐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보다 경제 규모가 큰 나라는 독일, 중국, 일본 뿐이다. (GDP상)
나라별 헤비메탈 밴드의 수는 보통 0~5개 수준이지만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는 30개가 넘는다. 이중 핀란드는 65.9개에 육박한다.
영국의 침공을 받지 않은 국가는 전세계에서 22개 국가뿐이다.
국기에 적색이나 청색이 없는 나라는 아일랜드, 파키스탄을 비롯한 6여개국 뿐이다.
이런 기발하고 재미있는 상식들이 이 책 속에 빼곡하게 들어 있는데, 지도를 재구성하고 해체해 다시 조립하는 과정이 재미있다.
단순한 정보만 주어진 지도를 보기가 지루해졌다면, 지도 이면에서 역동하는 세계의 흐름을 확인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