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괴롭히기 프로젝트 문지아이들 98
이윤학 지음, 전종문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스스로 헤쳐 나가는 아이들의 성장통...

 

 

 







  샘 괴롭히기 프로젝트? 제목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단순히 아이들이 선생님을 괴롭히는 이야기로만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주인공 신슬기는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이고 정혜령이는 미국에서 살다 돌아온 입양된 아이였다. 슬기는 과외선생님인 혜령이 아버지를 좋아하게 된다. 그런데 과외선생님에게 결혼할 여자가 생긴 것이다. 혜령이 또한 자신이 입양된 사실을 알게 되고 아버지가 결혼하는 것이 못마땅해 슬기와 힘을 합쳐 아버지와 결혼할 여자를 괴롭히게 된다.

  왕따 문제, 입양 문제, 다문화가정문제 등등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동화답지 않게 경쾌하게 읽힌다. 초등학교 3학년 우리아이도 250쪽에 달하는 분량임에도 앉은자리에서 그냥 읽어버렸다.

 

 


 
요즘 아이들이 편식이 심한데 아이들과 함께 <똥게임>을 하면서 편식하는 습관을 조금씩 바꾸는 것도 좋을 듯...

 …재밌으면서 울음이 나오고 웃음이 나온다. 끝까지 다 읽고 난 뒤에 나도 아이도 짝짝짝 박수를 쳤다! 마음이 쨍해 한참을 창문을 열어놓고… 활짝 핀 목련꽃을 바라보았다.

  나는 네 번 울었다. 나머지 부분에서는 웃으면서 찡했다. 우리아이는 두 번 울었고, 나머지는 웃었다고 했다.




 

 이 작품을 읽고 이 작가의 다른 작품 “왕따”도 읽어보게 되었다. 작가의 약력을 보니 시인이었다. 시인이 쓴 작품이라 문장이 아름답고, 상황이나 풍경들을 잘 묘사해서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나는 가방을 둘러멨다. 나는 샘을 쳐다보지 않았다.

 '왜 내 마음은 몰라줘요? 왜 내 진심은 외면해요? 나는 강한 아이라서 항상 강할 거라고만 생각하는 거예요? 나도 아픈데 왜 그건 몰라줘요? 샘이 좋아요. 혜령이는 더 좋아요. 그런데 혜령이와 샘은 나를...... 다른 사람들처럼 나를...... 따갑게 쳐다보잖아요.'

 이 말이 하고 싶었다...... 하지만 왜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 걸까. 살짝 열렸던 문이 완전히 닫혀 버린 것처럼 나는 점점 캄캄한 곳으로 걸어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본문>중에서

 

 

 뻣뻣하게 서 있던 혜령이가 소리쳤다.

 "나, 아파 죽겠어. 안 아프고 싶은데 아파. 누가 내 가슴을 막 때리는 것처럼 너무 아파. 할아버지만 가족들이 보고 싶은 줄 알아? 나는? 나는 뭐야? 내 진짜 아빤 어딨어? 엄마는 어딨는데? 난 도대체 누구야? 왜 아빠가 날 데려온 건데? 왜 나한테 말 안 해줘? 내가 누군지. 어떤 앤지, 어디서 왔는지, 왜 얘기 안 해 줘? 그렇게 숨기는 게 날 더 아프게 한다는 거 몰라? 수군수군 속닥속닥. 왜 다들 나만 보면 조용해지는 건데?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그래. 내가 그랬어. 내가 할아버지 복주머니 훔쳐서 태워버렸어. 근데, 아빠, 그래도 할아버진 가족들이 누군지는 알잖아. 나는 몰라. 아무도 안 알려줘. 내가 누군지, 어디서 왔는지 다들 모른 척해. 아빠...... 나는 내가 누군지 모르게어. 모르겠어."

 혜령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샘이 힘없이 손을 떨어뜨렸다. 아줌마도 샘도 눈물이 그렁한 얼굴로 혜령이를 바라봤다. 혜령이는 내 앞에서 그랬던 것처럼 오래도록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할아버지의 울음소리처럼 혜령이 울음소리가 내 가슴에 아프게 닿았다. 샘은 말없이 혜령이를 지켜보다가 몸을 낮추더니 혜령이를 품에 꼭 껴앉았다. 혜령이는 더욱 큰 소리로 울었다. 가슴에 막혔던 뭔가가 한거번에 터지기라도 한 거처럼.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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