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아, 평화를 믿어라 - 엄마의 전쟁 일기 33일, Reading Asia
림 하다드 지음, 박민희 옮김 / 아시아네트워크(asia network)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반쯤 읽었을때 지겨움이 조금씩 몰려왔다.  

그리고 중후반부쯤 읽었을때는 이 지겨움이 어느새 질리움에 가깝게 변해있었다.  

난 책이 아니라 '전쟁'이라는 것에,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매일매일 사람들이 죽고 고통받는 것에 대해 질려있었다.  

이런 나의 감상을 전쟁을 실제로 겪는 레바논인, 이스라엘인 등 모든 중동인들에게 말해주면 난 돌에 맞아 죽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 자신 역시 아주 생생하고 절절하게 전쟁을 그려낸 이 책을 읽고 이런 감상을 했다는 것에 대해 많은 반성과 함께 나는 아직 그들을 진심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아랍인들과 유대인들이 서로 적이 된 이유가 무엇인지, 2006년 7~8월에 있었던 레바논-이스라엘간의 전쟁 등에 관해 이야기해주고 있지만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이러한 중동지역을 둘러싼 국제정치/관계에 관한 시사점 외의 것들에 주목해야한다.  

우리는 전쟁으로 인한 진짜 피해자는 누구인지, 그들이 어떤 고통을 받는지, 그리고 전쟁은 왜 멈추지 않는지 등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 더불어 난 국제사회가 과연 진심으로 중동지역의 평화를 원하는 지에 관해서도 의구심이 들었다. 

아무 죄 없는 민간인들, 특히나 10세 미만의 어린이들, 그리고 태어난지 얼마되지도 않았거나 이제 막 태어난 신생아들. 전쟁의 진짜 피해자들은 그들이었다. 그들이 매일 하늘에서 떨어지는 포탄을 맞아 집을 잃고, 부모를 잃고, 그리고 목숨을 잃었다.  

이 책을 읽어보면 레바논-이스라엘간 전쟁의 피해자들은 민간인들이 압도적이었다.(이 사실은 여러 국제단체의 보고서에서도 언급되었다.) 그 중에서도 어린 아이들의 피해가 압도적이었다. 아무무 힘없는 아이들이 당하는 고통앞에서 과연 이런 전쟁이 명분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前) 미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는 휴전요청을 차갑게 거부하며 "새로운 종동이 태어나는 산통이니 견디라"고 말했다. 정말 이 국무장관은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 막말을 했을까? 그녀가 아이를 둔 어머니였다면, 어머니의 입장이었다면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 

미국 뿐만이 아니다. 레바논은 수차례 휴전요청을 했지만 친서방세력(프랑스만이 제 목소리를 내었다.)들과 이스라엘은 이를 무시하거나 미루기만 하였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1,200명에 이르는 레바논 사람들을 죽였다.(그 중 3분의 1은 열세살 미만의 어린이들) 그들이 조금만 빨리 휴전요청에 응했더라도 수백명의 민간인들과 아이들이 생명을 보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스라엘 군은 유엔평화유지군(PKO), 적십자사 자원봉사자들, 구호단체 차량 등도 구별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그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과연 알기는 할까? 

이 책의 지은이는 하지만 자신의 아이들에게 그 누구도 증오를 해서는 안된다고 말해주고 있다. 아랍인과 유대인이 친구가 될 수 있으며, 레바논과 이스라엘도 언젠가는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믿으라고 말해주고 있다.   

두 아이의 어머니가 기록한 이 전쟁의 기록들을 통해 우리는 더이상 중동문제를 머리로 이해하려 해서는 안된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었다. 나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그리고 몸으로 직접 느껴보고 싶어졌다. 그래야 그들의 고통어린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테니까.  

 

 

이스라엘과 미국제 폭탄에 부모를 잃은 아이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을 증오하며 성장한다. 그리고 미국과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새로운 '테러리스트 세대'로 자라난다. 이것이 테러리즘이 생겨나는 진짜 이유다.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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