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꽃밭 보림어린이문고
이상권 지음, 황성혜 그림 / 보림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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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별을 올려보지 못하고 살았음인지 들녘의 꽃들을 정겹게 바라본적이 언제였나 싶다. 그런 나에게 아이가 생기고 아이의 책을 고르면서 의식적으로나마 별자리를 찾고
야생화를 찾아 나서면서부터 어릴적 아무곳에서나 볼 수 있었던 들꽃들을 유심히 살피게되고, 굳이 책을 들추지 않아도 우리네 생활 가까운 장독대나 집 앞 개울가에서 쉽게 찾고 보던 것들을 박물관의 유물을 찾 듯 이런 저런 책들을 찾아야만 그 이름을 기억해 낼 수 있게 된것이 조금 슬퍼지기도 한다 그래도 아이가 읽는 이 책으로 인해 잃었던 옛 우리네 정서를 생활속에서 문득 문득 캐 낼 수 있어 좋다

오늘도 아파트 단지에 조성된 정원 구석에서 책이 뒷면에 부록처럼 삽입된 (우리 들과 산에서 볼 수 있는 들꽃들)이란 페이지를 펼쳐들고 쪼그리고 앉았던 아이가 반갑고 신기한듯 소리소리 지르며 달려오는 꼬막 손에 보라빛 무릇이 들려있고... 아침 산책 길에 꺽어온 꽃뭉치가 이름도 몰랐던 개망초라니...! 그래도 요즘은 흔히 볼 수 있는 달맞이 꽃이 더운 여름밤 나들이 나선 가족들을 반기며 노란 웃음으로 환하게 반겨준다

예전 같으면 노란 들꽃이려니 했을 달맞이 꽃을 <아파트 꽃밭>이란 이 책을 장식처럼 들고 다니는 아이의 눈엔 새로운 세계로 다가오나 보다. 수채화풍의 번지는 듯한 그림과 내용이 아이를 한번 묶는가 싶더니 주인공의 아픔을 알아서 이해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 들꽃을 제법 잘 찾아내고 그것들에 관심이 많아졌다.

책 속의 아이 단후가 겪는 아픔도 우리네 아이들이 우리것을 찾기 위해 한 번은 앓아야 할 몸부림은 아닌지.....생각케 하는 책이며, 우리나라 들꽃은 잡초라는 이름으로 하찮고 어설프게 물러나고 화려한 외래종 꽃들이 우리 꽃인양 부담스럽지 않게 자리하고 있는
현실 속에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달개비와 제비꽃의 소박한 아름다움까지도 살필 줄 아는 아이들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으로.......아이의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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