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시간 곰곰그림책
이혜란 지음 / 곰곰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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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곰곰출판사에서 또 한 번 아름다운 그림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앙상하고 구부정했던 작고 어린 나무.
시장에 판매 중인 사과나무나 벚나무와 달리 이 구부정한 나무 앞에서는 아무도 오래 머물지 않았다는 말로 첫 시작을 연다. 그리고 다음 장을 넘기면 그 나무가 작은 트럭에 실려 가는 그림이 있는데, 트럭의 방향을 따라 조용히 시선을 옮기면 옆 장의 <나무의 시간>이라는 제목이 자연스레 이어져 도입부가 참 멋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나무는 뿌리를 옴지락거리며 자리를 잡는다. 여름철 휘몰아치는 바람에는 있는 힘껏 땅을 움켜쥐고, 고요한 밤 강물처럼 흐르는 별무리에는 하늘에 닿을 듯 힘껏 가지를 뻗는다. 나무는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생명을 가진 한 존재로서의 자신을 드러낸다. 오히려 사람은 나무를 둘러싼 배경의 일부로 밀려나 보인다. 정감가는 시골의 풍경이 수채화의 물빛 색감, 우리말의 서정적인 어감과 어우러져 하나 하나 깊은 눈길로 바라보게 된다.

별과 구름, 해와 달, 그리고 바람과 함께 춤추는
나는 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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