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그리다 - 그림 속으로 들어온 가족의 얼굴들
박영택 지음 / 바다출판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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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이었다.
처음 책을 접하기 전 글보다 그림이 더 많다고 느껴지는 순간
나는 늘 책을 읽어 내려가는데에 자신감을 가지고 용감(?)하게도
글 안으로 파고 들곤 한다.
이책도 마찬가지였다.
우선 리뷰 신청할 때부터 "가족을 그리다"라는 제목부터 나에게
자신감을 불러 일으켜주었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가
만나서 하나의 새로운 느낌의 문장을 만들어 내는 것 만큼
매력적인 것은 글 외에는 잘 없다는 생각을 한다.
 
책을 읽어가면서 처음 먹었던 나의 자신감은 조금씩 수그러들고
있었다. 어렵지 않게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책이라 
여겼기에 조금은 더 무겁게 느끼게 되고 말았던 게 아닌지
모르겠다.
 
근 현대사 미술사를 통해 '가족' 이라는 의미를 재현해내는
방식이 우선 마음에 들었다.  상당히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친밀하게 그려진 그림을 통해서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나 스스로의 가족에 대해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책을 펴서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이런 생각을 했다.
여기 있는 수많은 그림처럼 하얀 도화지 위에 나의 가족을
내 생각, 말 , 행동으로 그리게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하고 말이다.
유년시절 엄격하지만 날 즐겁게 해주던 아버지와의 기억들
, 철부지 여동생과 작은 일들로 싸우다가 내복만 입은 채
쫓겨났던 일, 벌써 살아온 지 30년이나 흘렀지만, 아직도
나를 늘 아가!!, 또는 돼지야!! 하고 부르는 우리 어머니..
누구나 그렇듯 나 역시도 그림을 그려놓고 보면 책을 읽는
내내 보았던 여러가지의 그림들과 비슷비슷한 느낌의 형상이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처음 마음가짐과는 다르게 먹먹한 마음으로 책을 덮었지만,
늘 책안에서 의미를 찾고, 감동적이거나 불만족 스러운 부분을
느꼈었는데, 생각지도 않게 가장 마지막 장에서 책을 읽고난
나의 소감을 대변할수 있는 글귀를 찾을 수 있었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 이미 누군가의 가족이다"
 
이문장 하나로 모든 생각이 정리 된 것 같다.
한국적 가족주의 라는 이름하에 무엇인가 다른 나라의
사람들과는 다른 가족관을 가지고 살아온 것 같지만,
결국 우리도 세상 어느 누구와 마찬가지로 가족이라는
짧은 단어안에 위대한 의미를 두 어깨에 짊어지고
살아가게 되는게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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