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의 대륙 - 상
안제도 지음 / 리버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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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단 재밌게 읽었다.

 전반적인 내용은 피비린내 나는 전장터가 압도적이지만, 그 가운데 문득문득 생명 있는 것에 대한 애정과 인간성 회복을 깨닫게 하는 반추가 돋보이는 부분들에서 이 작품에 담고 싶어 하는 저자의 철학이 묻어나고 있다.

 줄거리는 가상의 대륙에 난랍하고 있는 크고 작은 나라들이 그 세력을 확장하고자 하는 욕망을 잘 다스려 권력의 이동이 숨가프게 진행되는 구성이다.

 힘의 주인공 카일 로스가 모험 끝에 손에 넣은 신검의 위력, 죽음의 신 데이넨에 의해 영향력을 미치는 낙월의 문장, 고블린 전사 간 둘의 어두운 위력 속에서도 긍정적인 회한을 계속 피력해 영웅을 보좌해 주는 마음 씀씀이에서 이 이야기의 결말이 결코 비인간적인 방향으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 예감하게 한다.

 계속되는 전투의 소용돌이 속에서 난무하는 고전적인 무기와 더불어 색다르게 시전되는 마법 전술도 독자의 성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고전적인 환타지 작품에서는 보기드문 근대적 화약무기의 위력을 우위에 두어 시대적 배경의 전이를 암시하며 전장 풍경의 새로운 양상으로 이끌어 결말에 대한 예측을 다양화시키는 점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대륙의 통일을 향하여 치닫는 권력의 중심체가 욕망의 도가니로 빠져드는 가운데 죽음의 집행자로 뽑혔던 카일 로스마저 꺾인 후 그가 휘두르던 신검은 다시 죽음의 신에게로 회수되었으니 그 후의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 것인지...  속편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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