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이력 - 평범한 생활용품의 조금 특별한 이야기
김상규 지음 / 지식너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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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던 요즘. 그나마 한 권을 꽉 채워 읽었던 책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게요.

하루를 보내면서 어떨 때는 사람과 마주하는 시간보다 사물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많을 때가 있어요.

외출을 즐겨하지 않는 저같은 집순이는 그런 시간이 허다하답니다. 타인과 함께 할 때에는 상대방에게 정신을 집중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상상을 하거나 사물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그래서 '평범한 생활용품의 조금 특별한 이야기'라는 책의 타이틀에 조금 끌렸어요.

내가 매일 보고 만지고 느끼는 사물들에 어떤 이야기들이 숨어있을까 궁금해지더라고요.

 

<사물의 이력>은 총 6개의 장으로 나눠져 있으며 각각의 장에 맞는 사물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어요. 디자이너가 쓴 책이라 그런지 책 자체가 예쁘고 깔끔해서 참 보기 좋더라고요.

어쩌다보니 최근에는 디자이너분들의 책을 자주 읽게 되는데 책 내용을 보기 전에 먼저 디자인에 감탄하게 돼요.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보기 좋은 쪽이 좋지요.

 

첫 장의 백열전구와 LED 전구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 예전에는 이런 물건들이 있었지.라는 생각이 퍼뜩 들더라고요.

그저 예전에 쓰던 전구 이야기일 뿐인데 오렌지빛 전구에서 지나간 기억들이 떠올라서 아련해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가끔 친구와 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때면 형광등 너무 싫어. 나중에 내 맘대로 할 수 있다면 다 LED 전구로 바꿀거야.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새 제 머릿 속에선 필라멘트가 깜빡거리던 백열 전구는 잊혀져버렸나봐요.

무심히 지나쳤던 사물들은 각자의 역사와 이야기를 가지고 변화해오고 있는데 저는 관심이 없었던거죠.

하루하루 채워나가야 했던 일상의 무게와 무관심이 사물에 대해선 무관심으로 반응했던 것 같아요.

 

새로운 것이 나오면 이전에 사용했던 것은 당연히 버려지는 현실.

<사물의 이력>은 이러한 현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해주었고 또 조금이나마 다른 생각을 가지게 해주었어요.

처음 책 장을 넘길때만 해도 그저 우리 주변의 사물에 대한 잡다한 이야기를 엮어놓은줄 알았는데

의외로 철학적인 이야기들도 담겨 있어서 책을 읽는 동안에 여러가지 생각들을 할 수 있었어요.

물론 평범한 생활용품의 소소한 이야기들도 있어요.

다만 교수님이 쓰신 책이라 작가나 학자 이름이나 책의 출처가 자주 등장해서 아주 살짝 논문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식을 넓혀간다는 느낌으로 꼼꼼하게 읽었어요. ㅎㅎ

 

여러분은 주변의 사물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내가 선택한 물건이지만 어쩌면 물건이 나를 선택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보면 재밌기도해요.

내가 선택한 (혹은 나를 선택한) 그 물건들에 대해 작은 호기심이 생길 때 한 번 펼쳐보세요.

디자이너의 감각적인 시선으로 본 사물의 이야기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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