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트라우트의 슬림 다이어리 시리즈는내가 지금까지 사용해본 다이어리 중에서 단연 최고다!
이 시리즈의 특징은
1. 주간 스케쥴로만 구성되어 있으며(약간의 페이지에를 차지하는 연간스케쥴과 메모란은 있다)
2. 그렇기 때문에 하드커버임에도 부피가 작고
3. 각 시리즈의 주제에 따라 페이지마다 모두 다른 삽화가 있고
4. 세계 각국(물론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일부 몇개의 국가이다)의 기념일이 표시되어 있다. 는 것이다.
이 특징들이 바로 브라운트라우트의 슬림다이어리 시리즈를 매해 사용하(려)는 이유가 된다.
1. 갖출거 다 갖춘 스케쥴러들은 대개 월간, 주간, 일일 스케쥴 란을 포함하고 있다. 거기에 전화번호부와 무슨 리스트, 각종 기관의 전화번호, 생활정보 등등이 들어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스케쥴러를 사용하다보면 그런 것들이 다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된다. 전화번호는 요즘 핸드폰에 다 들어가 있고 필요한 정보들이라고 적혀져있는 것중에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을 몇 개 되지 않는다. 차라리 스케쥴러 구석구석에 딱 내가 필요한 것만 적는게 낫다.
그럼, 월간, 주간, 일일 스케쥴은 어떠한가? 월간, 주간, 일일 스케쥴 란에 다 약속을 기록할 필요가 있을까? 물론 각각의 란을 활용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예컨대, 월간 스케쥴에 한 달 지출을 기록하고, 주간 스케쥴에 약속들을 기록, 일일 스케쥴은 말 그대로 다이어리, 일기장으로 활용) 그러나 나의 경우, 가지고 다니는 스케쥴러에는 진짜 스케쥴만을 기록하며 그러기에는 셋 중에 하나면 족하다는 것이다. (일기장이나 가계부는 굳이 항상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으며 급하게 기록할만한 경우도 거의 없다.) 그리고 그것이 이왕이면 주간 스케쥴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월간 스케쥴은 기록할 수 있는 공간이 넉넉하지 않고, 일일 스케쥴은 365일치가 모두 필요하므로 스케쥴러의 부피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 시리즈는 이런 내 취향에 맞추기라도 한 듯 주간 스케쥴로만 구성되어 있다. 한 페이지에 한 주씩. 한 주 전체를 보기에도 좋고 필요한만큼 기록하는 데에도 문제가 없다.
2, 스케쥴러가 부피가 크고 무거워지면 그 활용도는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연초에는 부푼 가슴으로 스케쥴러를 구입해서, 이것저것 기록도 하고 예쁘게 꾸미고도 하지만, 어쩌다 짐이 많거나, 가방이 무겁거나, 작은 가방을 들었을 때에 부피 큰 다이어리는 갖고 나가기 망설여진다. 그렇게 하루 이틀 놓고 다니다보면 어느새 연말엔 스케쥴러를 구성하고 있는 종이의 반도 못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건 종이를 만드는 펄프를 제공하기 위해 희생된 나무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래서 나의 스케쥴러 선택기준은 무조건 슬림!하자는 거다.
그런데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찾아보면 슬림한 다이어리는 많다. 천원, 이천원짜리 종이로 된 것들 말이다. 그런 것들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스케쥴러를 선택할 때 꼭 염두해야 할 것은 그것을 "1년 동안"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표지의 튼튼함과 페이지들의 부착성을 꼭 점검해봐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몇 달 지나지 않아 페이지들이 각각 놀고 표지는 너덜너덜해진 다이어리를 보며 새로 살 것인지, 계속 쓸 것인지의 기로에서 유쾌하지 않은 고민을 해야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시리즈는 그 튼실함 덕에 크기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만들어준다. 2005년 1년내내 들고다니는데에 무리가 없었기에...
3. 이 시리즈는 고양이, 개, 꽃 등 한 권의 다이어리가 한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본인은 고양이 그림이 들어간 2005년 다이어리를 작년에 사용했는데, 너무 마음에 드는건 삽화들이 예쁠 뿐만 아니라 같은 그림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1년이 대략 50주라고 하면 50개의 다른 고양이 그림이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2006년 다이어리를 보고 한 번 더 놀랐던 것은 2005년 고양이 다이어리와 2006년 고양이 다이어리의 그림도 결코 같지 않다는 것. 덕분에 질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었다.
4. 각국의 기념일 표시. 사실 우리에게 유용할 건 없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선진국 위주의 나라 선별이 썩 내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의 기념일들이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 보는 것도 상당한 재미이다. (예컨대 영어표기로 "Chuseok". 영어표기라 처음엔 한국 기념일들은 표시되어 있지 않은 줄 알고 공휴일을 따로 표시했었다. 하지만 있을건 다 표기되어 있다. )
사소한 장점 하나 더: 책갈피끈이 있어서 끼워두면 바로 필요한 주를 펼칠 수 있다.
작지만 (개인적으로 엄청 불만이었던) 불편한 점: 지하철 노선표가 없다. 아마 한국에서만 쓰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인듯.
나는 이 다이어리를 작년에 한번 써봤지만 매년 다시 쓰고싶은만큼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올 연 초에 작년에 이 다이어리를 구입했던 모 대형서점을 갔었는데 올해는 팔지 않아서 할 수 없이 다른 다이어리를 사게 되었다. (대형서점과 큰 팬시점은 다 돌아다녀봤지만 찾을 수가 없어서...ㅠ_ㅠ) 그리고 다른 다이어리를 산 바로 다음날 알라딘 기프트샵에서 이것을 발견하고 어찌나 아까웠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