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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방 - 내가 혼자가 아닌 그 곳
언니네 사람들 지음 / 갤리온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20대 초반을 지나, 점점 사회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다는 걸 깨달아갈 무렵, 나는 내 안의 자신감을 불러일으켜줄 무언가를 절실히 원했다. 아주 잘나가는 성공적인 여자들의 이야기도 조금은 도움이 되었지만, 그들과 평범한 나의 차이만 느끼게 되어 씁쓸해 한 적도 있다. 아주 잘 나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보다 나와 비슷한 처지에서 살아가고 있는 여자들의 잔잔한 고민을 나누고 거기서부터 삶에 대한 자신감과 자기 긍정의 노하우를 조금만이라도 나누기를 절실히 바랬던 거였는데...
이 책은 그래서 나한테 바로 꽂혀버렸다. 신문에서 서평을 보고 서점으로 바로 달려가서 구입한 순간, 그날 다 읽어버렸다! ㅎㅎ 대한민국 여자들의 속 깊고 은밀한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공감100배"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아무도 차마 털어놓지 못하던 이야기들을 발견하고 읽어내려가는 재미에 가슴이 후련해지기까지 한다. 연애, 친구, 직장 동료 등 무수히 많은 관계들에 힘들어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싶어하는 우리에게 《언니네방》의 이야기들은 '나도 그랬어'라며 다독여 주거나 '사실은 이렇더라'며 말해주고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라는 그야말로 삶의 지혜를 제시해주기도 한다.
그저 수다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우리의 얘기들은 한국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수많은 삶들을 관통하고 있고,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게 우리 자신을 치유하는 과정일지 모른다. 이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마음 한 구석에서 '잘 살 수 있을 거야'라는 용기의 메시지가 내 안에 들어와 있다. 어서 빨리 읽고,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선물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