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호프 희곡선 을유세계문학전집 53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박현섭 옮김 / 을유문화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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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 서포터즈 이번 달 서평 도서 외 미션 도서가 추가로 더 있었는데 미션도서로 받은 도서는 을유세계문학전집에 포함되어 있는 체호프 희곡선이다. 이 책에는 체호프 4대의 희곡으로 꼽히는 대표작들이 수록되어 있다. 1. 갈매기 2. 바냐삼촌 3. 세 자매, 4. 벚나무 동산 총 4가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데 4가지 작품을 읽으면서 어떻게 이런 작품을 그 시대에 쓸 수 있었던 건지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체호프는 미래를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대단했던 것인가. 현실과 이상을 자연스럽게 연결 지으며 체호프만의 필력 속으로 빠져들었던 것 같다.

갈매기작품 속 마흔세 살의 유명한 배우 아르카디나는 끊임없이 남들의 시선을 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녀의 사생활이 가십거리가 되며 여기저기 퍼져나가고, 그녀의 아들은 어머니에게서 독립하여 극작가가 되기를 원한다. 아들은 어머니가 평범한 삶을 살았다면 행복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그의 연인은 화려한 삶을 꿈꾸는 인물이다. ‘갈매기는 지금 우리의 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가치관 차이가 갈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바냐 삼촌은 노동을 통해 솔직하고 순수한 삶을 살아온 바냐와 소냐 외 나머지 인물들은 허영심 많은 인물들로 그려졌는데, 체호프는 이들의 허영심과 자만심, 가식적인 면모를 비판한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서로 간의 적대적인 감정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세 자매라는 작품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현실과는 다른 삶을 지향하며 그들의 삶에 굉장히 부정적이다. 하지만 삶이라는 건 순리를 거스를 수 없지 않은가. 현재 주어진 삶에 안주하며, 부딪히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나의 자리를 지켜낸다면 다가올 미래는 밝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챕터를 읽으면서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쉽지 않고, 수용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 나는 현재 내 자리를 잘 지켜내고 있는 것인지 자문도 해보았다. 하지만 답은 아직 찾지 못했다. 언젠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마지막 수록 작품 벚나무 동산은 등장하는 인물들 대부분 각자의 삶의 방식만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들의 삶의 방식에는 결점이 존재하고, 발전된 삶을 살기보다는 쳇바퀴 돌 듯 항상 똑같은 일상들을 반복하게 된다. 내용을 더 나열하자면 스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간단하게만 기재하였지만, 앞의 세 작품에 비해 벚나무 동산은 결말이 드러나는 작품인 것 같았다.

네 작품 모두 공통점이 있다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 즉 인간들의 이야기이다. 평범한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갈등과 비판들의 분명히 존재한다. 결국 체호프는 인간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셈이다. 희곡은 마냥 재미로만 보기에는 전달하는 울림의 메시지가 분명하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희곡의 매력을 꼭 알려주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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