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 1 - 드라마 원작소설
김은숙 지음, 김수연 소설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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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칭송이 자자한 미스터 선샤인을 드라마로 한 번도 만나보지는 못했으나 다행히 2권이 소설책으로 출간되어 진면목을 뒤늦게 만나게 되었다. 

조선은 무엇 때문에 제국들의 간섭을 저리 받다가 속국이 되고 말았을까? 이런 생각을 살펴보는 것은 마땅하지만 역사를 배우며 조상의 무능으로만 탓을 돌린다면 식민사관이 아직 유효하다는 반증이다. 남의 땅과 주권을 빼앗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강자의 논리를 정당화한다면 세계 평화는 앞으로도 요원할 것이다.

소설에서 '나라를 팔아 먹는 자는 적었지만 지키려 하는 사람들은 많았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내가 어디에 속해야 할지 분명해진다. 그 적은 숫자는 강자의 편에 달라붙어 개인의 영달을 도모했으나 그것은 아주 단세포적임을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 이 땅에 도의와 정의가 되살아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나라를 팔아 먹으려는 자는 제 목숨 지키려 하지만 나라를 지키려 하는 자는 목숨을 내놓고 한다". 그러기에 지키려는 자가 이길 수밖에 없다고.

예컨대 아버지가 술만 마시고 집안을 돌보지 않아도 그럼에도 집안이 돌아가는 이유는 나머지 집안식구들이 제 몫을 하기 때문이다. 지키려는 자가 많다면 회복은 늘 가능하다. 설사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나라를 어지럽힌다 해도 나라가 돌아가는 이유는 백성들이 제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백성이 이런 불필요한 고초를 겪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상이자, 리더의 소임이다.

비록 나라가 최악에 빠졌음에도 나라를 구하고 하는 백성들은 남 탓만 하지는 않았다. 논어에 '불원천 불우인'이란 말이 나온다. '하늘을 원망하지 말고 남 탓하지 말라'는 말이다. 살면서 때로 원망하고 싶고 탓하고 싶은 순간이 있겠지만 주인공인 애신을 통해 더 높은 차원의 행동이 무엇인지 배우게 된다.

"그대는 당신의 나라를 구하시오. 나는 당신을 구하겠소."  유진 초이가 애신에게 말했듯이 동매, 희성 세 남자가 한결같이 그러했다. 애신이 기울어가는 나라를 지키려 제 목숨을 내놓는 이유가 나라사랑인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은 제 목숨을 내놓고 여인을 구하려 든다. 나라사랑이나 남녀사랑이나 다르지 않다.

사랑은 사랑을 받음으로써 이루어진다. 사랑하기는 제 자유지만 사랑받기란 상대 허락 없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랑을 받고자 하는 사람은 갑이 아니라 을의 위치에 있다. 이것이 사랑의 원리다. 애신의 나라사랑과 세 남자가 그랬듯 자기희생적인 을의 자세에서 나온 사랑이야말로 지고지순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자기가 속한 공동체 사랑은 구성원 사랑이며, 구성원 사랑하기는 구성원에게 사랑받음으로 완성된다. 리더십이란 구성원이 주는 선물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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