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은 그 말이 아냥 - 고양이 행동언어 해설집
레티시아 발르랭 지음, 오영은 그림, 이진 옮김, 나응식 감수 / 폴린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책을 읽기전>
탄산,이온이라는 고양이 두마리를 키우는 딸집사 덕분에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어려서는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하여 강아지를 키운 적이 있는데 손도 많이 가고 가장 중요한 대소변을 못가려서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커서는 고양이를 직접 키운다며 키우는 것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딸집사는 이제는 거의 고양이박사가 되어 고양이들의 울음소리만 들어도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안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고양이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어서 두 고양이가 하는 행동이 무엇을 말하는지 잘 알수 없을 때가 많다. 그런데 바로 내가 원하던 책이 나왔다. 고양이가 하는 말이 무엇인지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을 듯 하다.


<책을 읽고>
이 책은 표지부터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 잘 알 수 있게 해준다. 고양이와 여자집사가 서로 컵수신기로 대화를 하는 그림으로 고양이가 뭐라고 이야기 하고 있고 여자집사는 미소지으며 경청하고 있다. 이 책은재미있게 표현된 그림도 한 몫 하는데 오영은 작가의 그림이다. 그림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어떤 작가인가
찾아보니 2017년 <수영일기>라는 만화와 일러스트 형식의 책을 쓴 일러스트레이터였다.



또 하나 이 책이 마음에 드는 것은 책의 띠지가 없다는 점이다. 새 책 대부분이 띠지가 둘러져 있어서 책을 보다보면 띠지가 따로 돌아서 대부분 버리게 된다. 그런데 처음부터 띠지를 버리자니 새 책이라 아까운 마음도 들어 두른 채로 책을 보다보면 걸리적거려서 무척 신경이 쓰인다. 그런데 이 책은 처음부터 그런 신경쓰일 띠지가 없어서 좋다. 또 띠지가 없으니 책이 더 깔끔해 보인다. 깔끔한 고양이 의 성격과 맞춘 것도 같다.
그리고 이 책의 판매수익의 10%는 고양이쉼터 '묘정'에 기부된다고 한다.

저자 레티시아 발르렝은 알포르 국립 수의학교 수의학 박사이고 동물행동 전문 수의사로서 2001년부터 프랑스 라디오와 TV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자문을 맡았다. 다수의 동물관련 저서 저자이며 영국BBC다큐멘터리 <고양이에 관한 놀라운 비밀>프랑스 방송 진행도 하였다.
저자는 고양이의 말을 잘 이해하려면 인간 입장에 선 해석이나 그동안 옳다고 믿었던 생각은 접어두고 잠시 고양이가 되어 고양이처럼 생각하기만 하면 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고양이의 모든 것을 알려고 하지 말라고도 한다. 알 수 없는 점이 고양이의 매력 포인트란다.

특히 이 책은 감수인에 대한 소개도 있는데 바로 EBS <고양이를 부탁해>의 냐옹신인 나응식 수의사이다.
고양이 행동언어를 이해하는데 기본 지침서로 이 책을 추천 하였다.

고양이에 대한 책인만큼 번역하신 이진번역가도 6마리의 고양이님을 모시고 있다고 하고 그림을 그린
오영은 일러스트레이터도 고양이의 집사이다.

책은 총 8 chapter 로 나누어져 있다.1~6 chapter까지는 고양이의 행동에 대해 그림과 함께 재미있게 설명을 해 놓았다. 7chapter는 고양이에게 절대 하면 안 되는 10가지에 대해 알려 주고, 8chapter는 고양이를 17가지 유형별로 나누어 그 특성과 유형별에 따른 집사의 대응법에 대해 설명해 놓았다.

책속에는 딸이 키우는 고양이들의 행동들이 고스란히 나와 있어서 더 공감이 가고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 중에 몇가지만 소개를 해보기로 하자.

얼마전에 딸집사는 고양이님들 때문에 거금을 주고 노트북을 고쳐야만 했다. 그 까칠한 따님께서 노트북이 고장났는데도 화 한번 안내고 말없이 노트북을 수리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아마 다른 이유로 노트북이 고장났으면 벌써 무슨 사단이 나도 났을텐데 말이다.
고양이들은 노트북만 펼치면 그 위에 올라가서 자리를 잡고 드러눕거나 왔다갔다 하며 방해를 한다. 그 덕분에 음료수가 쏟아지면서 노트북이 사망했던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 내용이 책에 나와 있었다. 1chapter 2장을 보면 '키보드 위에 드러누워요'라는 제목에 내용이 나온다.

고양이는 조용한 분위기와 온기, 그리고 보호자 곁을 
무엇보다 좋아 한다.....
보호자의 시선이 꽂힌 모니터나 책, 종이 같은 것에 호기심을 
보이면서 보호자의 관심을 얻으려 바로 앞에 드러눕기도 하는데, 
이 방법은 정말 잘 통한다.
"아 진짜! 아무거나 막 누르고!"라고 할 뿐, 보호자는 이 상황이 싫지 않다. 또 종잇장을 가지고 장난칠 때 나는 미세한 바스락 소리 역시 고양이가 좋아하는 것 중하나다.
Chapter1: 고양이님과 나 17p


씽크대에서 설겆이를 하고 있으면 둘중의 한마리가 꼭 올라온다. 딸집사가 별로 제재를 안하는 탓에 맘대로 올라온다. 나는 다른 것은 몰라도 씽크대에 올라오는 것은 정말 질색이다.
그런데 이 또한 고양이들의 특성중 하나이다. chpater3 중 19장의 '아무 데나 올라가요'에 보면 고양이는 높은 곳이라면 어디든 다 좋아한다고 한다.


표범 같은 다른 고양잇과 동물 역시 본능적으로 
공간을 3차원으로 활용한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눈에 띄지 않고 영역과 사냥감을 정찰할 수 있고, 
적으로부터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Chapter3:고양이님, 고정하세요 93p


여기에 대한 대책으로는 캣타워나 캣워크를 설치하고, 책장과 옷장 위를 치워둔다. 고양이가 책상이나 서랍장, 피아노나 냉장고 위에 올라간다고 혼내면 안 된다고 한다. 모두 고양이에게 필요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딸집사도 캣타워를 설치하고 싱크대위에 그릇을 모두 치우고 인덕션의 스위치도 모두 가려놓았다.

물건을 사면 비닐봉지에 담아준다. 집에오면 비닐봉지에 든 물건들을 꺼내 정리를 하는데 바닥에 놓인 봉지속에 어느 샌가 두 고양이가 들어가서 바스락거리며 놀고 있다. 이 고양이들이 특이한가 했더니 이것 또한 고양이들의 특성이었다.
chapter3 22장에 보면 '비닐봉지와 상자에 환장해요'라는 제목이 있다. 내용을 보면 비닐봉지나 종이봉투, 상자는 고양이에게 아주 훌륭한 놀이터라고 한다.


· 봉지와 상자는 고양이에게 촉각과 청각, 후각적 자극을 준다.
· 먹을 것이 담겨있던 봉지에서는 고양이를 유혹하는 냄새가 난다.
· 고양이는 플라스틱과 종이, 상자가 발바닥 젤리에 닿는 느낌을 좋아 한    다. 특히 발을 댔을 때 나는 소리를 좋아하는 데 작은 사냥감이 내는 소    리가 연상되기 때문이다.
· 고양이는 평평한 봉지 바닥 위에서 미끄럼을 타거나 상자를 긁고 찢으  면서 논다.
Chpter3: 고양이님, 고정하세요 105p



고양이들이 비닐봉투안에 들어가서 장난을 치는 것을 보면 웃기기도 하고 너무 귀엽기도 하다.
그런 습성이 딸집사 고양이들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공통된 고양이들의 특성이었다니 새로 알게된 사실이다.

또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된 것은 고양이들이 오이를 무서워하고, 올리브에 환장한다는 사실이다.
사실 모두 오이를 무서워하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 보는 고양이들은 오이가 뱀처럼 길게 생겨서 위험한 동물이라 여겨 피한다는 것이다.
올리브의 어떤 성분 때문에 고양이가 흥분하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올리브 잎이나 열매, 올리브유에는 페로몬과 비슷한 방향물질이 소위 고양이가 환장하는 냄새를 풍기면서 고양이의 감정 중추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측할 따름이라고 한다.

이 책은 각 장마다 고양이 행동의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 지나친 행동 유형에 대해서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라는 코너에서 대응책이나 해결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집사 지식 코너'에서 고양이에 대한 지식도 제공하고 있다.



'집사 지식 코너'중 고양이의 번식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집사 지식 코너
고양이 한 쌍을 계속 번식하게 두면 4년 후에 그 개체 수는 20,736마리로 늘어난다. 암고양이 한 마리는 1년에 세 번까지 임신할 수 있고 한 번 임신에 최다 9마리까지 새끼를 낳으며 이 새끼 고양이들은 5~6개월령만 되도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고 나면 동물 보호단체들이 왜 길 고양이 중성화 캠페인을 벌이는지 좀 더 확실이 이해될 것이다.
chapter6: 중성화 수술을 했는데도 마운팅을 해요 164p

이 글을 읽기전에는 사람의 입장에서 중성화수술이 고양이에게 못할 짓이 아닌가 생각도 했는데 오히려 고양이를 위해서는 중성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양이의 중성화 수술로 오히려 고양이의 평균수명은 더 길어질 수 있고 고양이의 개체 수가 늘어나어쩔 수 없이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는 고양이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한다.
딸집사 고양이 두마리도 물론 중성화를 시켰다.

이 밖에도 고양이도 오른손잡이 왼손잡이가 있으며, 풀을 먹기도 한다는 것, 나무에서 못 내려올 수도 있다는등 고양이에 대해 몰랐던 내용들을 알 수가 있게 되었다.

Chapter7에는 고양이에게 절대 하면 안 되는 것 10가지가 나온다.

1. 물 대신 우유 주기
2. 하루에 두 번만 밥 주기
3. 독립적인 동물이므로 먹이와 화장실만 챙겨주기
4. 체벌하기
5. 예방접종 안 하기
6. 적어도 한 번 새끼 낳게 하기
7. 밤에 외출시키기
8. 3차원 환경 만들어 주지 않기
9. 교육 안 하기
10. 억지로 만지기
Chpter7: 고양이에게 절대 하면 안 되는 것 10가지 176p

위의 사항대로 하면 내 고양이가 불행해 지는 지름길이니 절대 하면 안 될 것이다.
또한, 책에서는 지속적으로 절대 체벌을 해서는 안되며 고양이가 원하지 않을 때는 절대 만지거나 다가
가서는 안되고 고양이가 다가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상전이 따로 없다. 이래서 고양이를 키
우는 사람을 집사라고 하나보다.

마직막 chpter8 에서는 고양이를 유형별로 재미있게 나누어 놓았는데 딸집사의 고양이들은 이 중에서
집사 껌딱지, 수다냥에 해당될 듯하다. 특히 탄산이라는 아이가 수다가 심한 수다냥이다. 탄산이는 연신
울어댄다. 놀아달라고 야옹, 만져달라고 야옹, 쳐다보라고 야옹, 외출하고 돌아오면 그동안 심심했다며
야옹~~~ 끊임없이 야옹거린다.


조용하고 우아한 매력을 지닌 고양이는 영감을 주는 존재로서 
수많은 작가의 파트너이자 뮤즈가 되었다.
일본의 어떤 회사들은 직원들이 원하면 고양이를 사무실에 
데려올 수 있도록 했고, 그 결과, 직장 내
스트레스가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사회성과
 단결력, 생산성까지 향상되었다.
본문중에서 18p


딸집사도 고양이를 키우며 부지런해졌고, 배려심도 많아졌다. 처음에는 잘 키울 수 있을까 걱정하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고양이를 키우면서 얻는 장점이 훨씬 많아보였다.

이 책은 지금까지 읽은 책중에서 가장 빨리 재미있게 읽은 책중 하나인 듯하다. 빨리 읽기로는 이 책이 첫번째이다.물론 많지 않은 글밥 때문일 수도 있지만(사실 글밥수로 따지면 시간관리에 관한 책이었던<하루 24시간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책이 가장 적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책보다 더 빨리 읽었다)
읽을 수록 공감이 되고 재미있으며 너무나 재미있고 귀엽게 그려진 일러스트그림 덕분에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다.

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아기를 키우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아기는 커가며 말을 배워 자신의 의사표현을 하게 되지만 동물들은 그들의 의사표현을 전달할 방법이 없지 않은가. 때문에 그들의 행동이 의미하는 언어를 제대로 알아두어야 건강하게 우리의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고양이를 건강하게 잘 키우기위해서 이 책은 집사들이 꼭 한번 쯤은 읽어야 할 책으로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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