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그리움의 날들
심현녀 지음 / 메이킹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책을 읽기전>
그리움이란 감정에 파란 색을 입혔다
파란 그리움은 어떤 그리움일까
나의 그리움은 어떤 색이 어울릴까

<책을 읽고>
오랫만에 감성적인 책을 만나 단숨에 읽어버렸다 어려서부터 문학도를 꿈꾸었다던 저자는 소소한 일상도 지나치지 않고 또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감성이 풍부한 문장속에 오롯이 담아놓았다
책의 첫머리에 저자는 중년 이후 틈틈이 써 놓은 글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고 하였다 그래서 저자의 일기장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가족들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이야기들에속서는 저자의 가족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엿볼 수가 있었다.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저자의 감정은 얼마전 아버지를 여읜 나의 감정이 이입되어 더욱 공감이 되었다
특히 26살의 젊은 나이에 난산으로 생을 마감한 작은언니의 이야기를 읽을 땐 저절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외에 시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들, 언니, 오빠들에 대한 사랑, 어머니에 대한 추억들, 외갓집에서의 추억등에 대해
느낀 그대로 솔직하게 써놓은 저자의 감정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것 같았다

에피소드하나가 끝날 때마다 저자가 지은 시가 한편씩 실려있는데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저자가 느낀 감정 그대로 써놓았는데 시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어렵지 않고 저자의 감정이 잘 전해져 공감할 수 있게 하는 듯하였다
그 중 숭례문 화재가 났을 때 쓴 듯한 숭례문 화재라는 제목의 시가 있다 당시 숭례문 화재는 전 국민에게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숭례문을 불타게 한 방화범에게 화가 나기도 하였지만 그 보다 더욱 허무했던 것은 역사의 산물이 한순간에 재로 변했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저자는 시를 써서라도 그 안타까움을 표현하고자 한 듯하다


저자는 소소한 일상에 대해서도 지나치지 않고 적어 놓았다 새벽부터 부지런하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느꼈던 감정들, 운전을 하면서 하고싶었던 이야기들, 10여년이 넘게 탔던 차를 바꿀 때의 느낌, 가을을 보내며 들었던 생각들에 대해 적어놓았다
그 중 운전을 하면서 느꼈던 생각이 나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2장에는 등산마니아인 남편을 따라 등산을 한 이야기들이다 유명한 산부터 동네 뒷산까지, 높은 산부터 낮은 산까지, 때로는 며칠여정으로 다녀오기도 한다.

“우리 강산에도 아름다운 곳이 많은데
돈 들여서 해외까지 가 볼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본문중에서 62p

이 문장을 읽으며 누구와 너무나 똑같은 말을 하였기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래서 우리집도 해외여행보다는 국내여행을 선호한다
저자는 등산을 하며 느낀 감정뿐아니라 산에 관련된 역사속으로 가보기도 하고 추억을 소환하기도 한다
비봉 정상에 올라서 신라시대로 여행을 하고 계양산에서는 유년시절을 소환해 추억한다
때로는 혼책도 즐긴다고 한다 그럴 때 듣는 음악이 홍하의 골짜기(Red River Valley)라는 팝송인데 저자의 감정을 느껴보고자 찾아서 들어보았다 제목은 몰랐지만 들어보니 많이 들어본 곡이었다
저자는 이 노래로 교내 노래자랑에서 2등까지 하였다고 하니 음치인 나로서는 부럽기도 하다
저자는 등산과 여행을 겸하며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교제를 나누고 다양한 인생을 배운다고 한다

마지막장에는 저자가 재활원에서 일하며 만난 장애인들에 대해 써놓았다 저자는 장애인들과의 생활을 통해 삶이 더 성숙되고 건강해졌다고 한다 또한 삶의 존재 이유를 확실하게 깨달았다고도 하였다
그러면서 다시 학교로 돌아가 논문이나 쓰며 학교생활을 하라고 권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일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복지사로서의 자격과 인격을 갖춘 사람만이 할 수 있으며, 나는 '지식을 갖춘 학자'보다는 '인격을 갖춘 사회복지사'의 길을 걷겠노라고.” 본문중에서 163p

저자의 자부심과 사회복지사로서의 저자의 마음가짐을 엿볼 수가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이야기속에서 저자는 장애인들을 가족처럼 여겨 때로는 오누이처럼 때로는 엄마처럼 지내며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상으로 저자도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며 감사해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저자의 신앙이야기를 고백하며 이 모든 것이 신앙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말한다

저자는 인생의 황혼기를 무료하지 않게, 그리고 추하지도 않게 열심히 쓰고 생각하는 멋진 할머니로 살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글을 읽으면서 결코 저자의 할머니란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저자가 중년이후 쓴글들을 모아놓은 것이기 때문에 70대 이전의 글들도 들어 있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글 속에서는 대체로 소녀의 감성들이 느껴졌다
한동안 저자의 잔잔한 이야기들이 여운으로 남아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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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 2020-04-15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비비안 전,
옛날에 제가 좋아했던 비비안리 군요.
저 머리 스타일을 좋아해서 20대에 한동안 저렇게 하고 다녔지요.
젊었을 때의 제 모습과 감성을 꼭 닮은 것 같아 몇자 적습니다.
서평 잘 읽었습니다.^*^

bibianjeon 2020-05-09 17:28   좋아요 0 | URL
이제야 댓글을 봤습니다 비비안리의 머리를 하셨다면 비비안리를 닮으셨을 듯 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