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아름다워, 누가 뭐라 말하든 - 안준철의 시와 아이들 벗 교육문고
안준철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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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아름다워, 누가 뭐라 말하든

교사로서의 성장과 아이들과의 소통을 담은 효산고 책

 

부드러움과 유머, 그리고 교육적 상상력의 발휘는 교사의 개인적 취향이나 성품이 아니라 교사의 전문성에 해당하는 영역이 아닐까 싶다는 효산고등학교 안준철 선생이 책을 펴냈다. 학생들을 토닥거리고 울고 웃으며 지내온 소통의 과정을 기록한 『넌 아름다워, 누가 뭐라 말하든』은 지난 해 1월 창립한 뒤 ‘교육 불가능의 시대’를 선언한 <교육공동체 벗>에서 낸 두 번째 책이다. 첫 번째 책인 『교육 불가능의 시대』에서는 오늘날 학교는 '교육 불가능한 공간'이 되어가고 있으며, 희망은 현실을 정직하게 보는 데서, 현실의 교육 불가능성을 고통스럽지만 인정하는 데서, 그리고 새로운 철학과 방법을 치열하게 모색하는 데서 나온다고 어두운 현실을 이야기 했다. 교육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 몸살을 앓으며 고민하는 교사와 학부모 모임인 <교육공동체 벗>은 그 후 이런 현실에서 교사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다양한 모색을 하고 있다. 많은 교사들이 현장에서 경험하고 시도한 많은 내용들을 인터넷 카페를 통해 나누고 서로 배우고 있다.

 

『넌 아름다워, 누가 뭐라 말하든』은 수업 중에 일어나는 사소한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박장대소하기도 하며, 울컥 눈물이 나기도 한다. 안 교사의 학생 대응 방식은 무척 신선하다. 금세 쓰윽 읽혀질 만큼 재미도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일관되게 교육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경쟁과 학벌 위주의 교육 시스템, 돈을 우선한 교육이 만들어 내는 풍토가 바뀌지 않는 한 기나긴 어둠은 끝나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있는 교사가 학생들과 만나는 순간을 어떻게 만들어 가는가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 이 책을 통해 만남을 통해서 성장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이 시대 교사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학부모 입장에서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실패하고 있는 자신의 현실을 아프게 돌아보게 한다. 그가 말하는 수업 중 일어나는 갈등에 있어 소통의 초점은 아이를 탓하는 것이 아닌 교사인 자신을 탓하는 것이다. 자신의 오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성찰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먼저 바뀔 때 놀랍게 아이들도 바뀌었다.

 

저자는 미숙함은 청소년의 정체성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미숙함 속에는 무한의 바다가 펼쳐져 있다. 아이들을 쉽게 단정하는 것은 오히려 교사의 무지를 드러내는 일이며, 아이들을 무한으로서의 타자로 인정할 때 진실에 가 닿을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저자는 진실은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 진실에 다가가는 힘은 역시 기도였다. 그는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무릎 꿇고 기도 한다. 좋은 교사가 되고자 하는 그의 기도는 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대해 선명한 답을 얻기도 하고 자신의 소망을 잊지 않게 하는 힘이기도 했다. 그가 26년 동안 거르지 않고 한 일은 제자들의 생일 때마다 시(詩)를 써서 선물한 일이다. 처음 교사가 되었을 때 의욕이 없고, 무기력한 아이들과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꿈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작은 재능으로 그 아이들의 삶을 그대로 시로 써서 생일 때마다 선물로 전해 주었다. 26년 동안 쓴 시가 무려 850여 편에 이른다.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부터 메일을 통해 서로 소통하며 그 내용을 한 편의 시로 엮어내어 생일을 맞은 제자들에게 선물해오고 있다. 지금 그의 꿈은 ‘사랑의 교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제자들이 ‘사랑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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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숙 2012-01-10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순천시민의신문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교육은 언제 어떻게 이루어 지는가?' 를 생각해 볼 수 있었고
다른 사람들도 읽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