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벽암록 한 권으로 읽는 시리즈
원오 극근 지음, 혜원 옮김 / 김영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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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진리의 세계,
공안에서 길을 찾다."

선禪은 인도에서 발생한 ‘드야나dhy?na’에서 기원하지만, ‘참된 자기발견’을 선으로 정의한 것은 중국 선종이다. 인도에서의 선은 다만 ‘정신안정과 통일’의 의미를 가지지만, 선종에서의 선은 ‘인간의 본성을 깨닫는다’라는 의미이다. 선종의 역사는 바로 참된 부처, ‘청정성’이라는 자신의 본성을 체득하고 실천해온 선사들의 이야기이다. 단하가 목불을 태운 행위는 온몸으로 격렬하게 수행한 결정체이며, 이 이야기는 나중에 ‘단하소목불丹霞燒木佛’이라는 공안이 된다.

《벽암록》은 ‘종문宗門 제일의 책’이라고 극찬받는 선의 교과서로, 12세기 북송 후기에 원오 극근 선사가 편집한 공안집이다. 북송 초기에 설두 중현 선사가 주요 선사들의 문답 중 백 칙을 선별한 다음 자신의 깨달음을 송(시)으로 표현한 《설두송고》에, 원오 극근이 주석과 해설을 붙였다.
원오는 이십 대에 진여원에 머물면서 《설두송고》를 배웠고, 이때부터 20여 년간 공안과 설두의 송을 잠시도 놓지 않았다. 그가 《설두송고》의 평창(강설)을 시도한 것은 40세 때 소각사의 주지를 맡고 있을 무렵이다. 《벽암록》은 원오가 세 번에 걸쳐 《설두송고》에 평창을 붙여 강의한 내용을 그의 제자들이 모아 편찬한 책이다. ‘벽암碧巖’이라는 두 자는 협산 영천원의 방에 걸려 있는 글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벽암록》은 매우 난해한 책으로 정평이 나 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진리의 영역을 말로 보여주어야 하는 선문답 자체의 어려움에 더하여, 구성면에서도 복합적이고 중층적이라 쉽게 읽히지 않는다. 
이 책은 반세기 동안 중국선을 연구하고 30년 이상 강단에서 학생들을 지도한 혜원 스님의 경험과 혜안이 담겨 있다. 종문 제일서로 이름이 높지만, 그만큼 험난하여 쉽게 오르지 못하는 벽암의 천 길 절벽, 그 절경에 도전할 친절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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