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이이화 지음 / 열림원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역사학자 이이화 님의 책을 읽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던 때가 있었다.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22권으로 된 그 책은, 그 위용만으로도 날 매혹하기에 충분했고,

그 책들을 내 서가에 꽂아 두고 싶어 마음의 몸살을 앓기도 했다.

하지만...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이었고

이내 직장 생활에 적응해야하는 사회인이 되었고

어느새 서른의 문턱을 넘어 버린 나이가 되었다.

정말 핑계이다.

시간에 쫓겨 그 책을 다 읽지 못했다는 것은...

하지만... 22권이라는 분량은 내가 넘기 힘든 산이 되어 내 앞에 버티고 서 있었고

우리 역사에 대한 궁금증은 나날이 커져만 갔다.

물음표가 마음 속에서 머리를 들 때마다 책장을 뒤적이긴 했지만

통사적 관점에서 역사의 한가운데를 꿰뚫는 눈을 나는 아직 갖지 못했다.

그렇게... 역사에 목말라 하던 나에게

샘물 같이 찾아온 분홍빛 책이 있으니...

빛깔 조차 고운... 내가 좋아하는  분홍빛이었으니...

어찌 내 품에 안지 않을수가 있었으랴...

지난 여름 무더위 속에서 읽어내린 책이 바로 이이화의 <역사> 였다.

군더더기 하나 붙지 않은 깔끔한 제목 <역사>

한 번에 한 권의 책을 읽기 보다는 여러 책을 두고 맘 가는 대로 읽어 내리는 것이 나의 독서 습관이지만

이이화의 <역사>를 읽을 때만은

사나흘 동안 그 책만을 들고 있었다.

물론 한 권의 책 안에 우리 역사의 모든 빛깔을 다 담아 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역사의 갈피갈피를 알고자 하는 마음을 다 채울 수는 없었다.

하지만 우리 역사의 큰 물줄기를 이해하고 다시 정리하는 데는 도움이 되는 책이다.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기에는 충분한 책이다.

이이화 님의 고유한 역사관이 묻어나는 책이어서 나름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을 시작으로 다시 도전해 볼까 한다.

긴긴 겨울밤을 우리 역사 이야기 속에 잠겨 지내볼까 한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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