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의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가브리엘 루아 지음,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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닳고 빛 바랜 내 어머니의 책. 어머니가 읽어던 책을 내가 다시 읽다 보면, 여태까지 나에게 보여주셨던 어머니의 말씀들과 인생이 어렴풋이 보이게 되고, 그것들의 뜻들도 으레 짐작할 수 있어서 좋다. 한마디로 내가 어머니의 인생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 그래서 엄마가.."하면서 말이다. 이 책도 그랬다. 내가 한 장 한 장 장수를 넘기며 읽던 이 책 속의 낱말과 문장 그리고 표현에도 몇 십년 전에 어머니가 다듬었던 흔적들이 흠씬 곁들여져 있었다. 내용 자체도 따뜻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읽는 내내 내 마음도 괜시리 따뜻해졌다. 물론 오래 전에 번역된 책이라 요즘 내가 읽던 책들에 비해 독해는 다소 떨어졌지만, 그래도 내가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음에 손색이 없었다. 무엇보다 어머니의 과거와 내가 공유할 수 있었다는 점이 참... 귀했다. 미래의 내 딸과 아들에게도 내가 읽었던 책을 꼭 선물해 줘야지. 책은 자산이다. 내 인생의 자산! ... 아무튼 여기까지가 나의 뇌피셜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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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전지적 시점인 여교사는 자신이 교사로서 아동 학교에 부임하고부터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이 책에 펼쳐 놓았다. 그래도 이 책은 소설책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무엇보다 가장 어린 빈센토부터 자신과 4살 차이밖에 안나는 사춘기 소년 메데릭까지. 어느 것 하나 빠트릴 수 없는 소중한 어린 아이들의 학교 속 이야기들이었다.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 주인공인 메데릭 이야기가 가장 인상깊었다..! 이는 자신의 교사를 사랑했던 메데릭의 간질간질한 첫사랑 이야기인데, 자신이 속해 있던 마을 사람들은 자신을 무시하고 문제아 취급했지만, 유일하게 자신의 세계를 인정해주고 기뻐해 주었던 본 여교사에게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갖는다. 본 여교사 또한 알 수 없는 마음을 그에게서 느낀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그 사이는 교사와 제자의 관계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너무 풋풋하고 설레이며 순수한 이야기이였는지라 나는 더 내용을 기대하며 장수를 넘겼고, 나도 모르게 그 둘을 응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메데릭의 순수하고 깊은 보라색 눈이 대체 어떻게 생겼는지도...!!!! 너무나 궁금했다. 말쑥하면서도 잘생겼을 법한 인디언과 백인의 혼혈의 눈..! 뭔가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본 나로서는(?) 그 둘이 이어지길 바랐지만, 모두들 알다시피 뭔가라도 깊은 교사라면 자신의 감정보다 자신의 권위를 지키는 것처럼, 아쉽게도 주인공은 메데릭과 간지러운 이별을 맞이한 채 새로 발령받은 부임지로 떠났다. 그럼에도 그 둘 사이에는 큰 성장이 있었고, 메데릭은 이 교사에 의해 새롭게 인생을 가꿀 수 있는 작은 마음이라도 얻을 수 있었음에, 독자인 내가 더 뿌듯했다. 아무튼 이 책 속에 나오는 닐(종달새), 앙데르(집을 지키는 아이), 클레르(최선을 다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대접해준 아이), 드미트리오프(학교 내 문제아인 드미트리오프 형제들의 마지막 희망인 막냇동생 아이), 빈센토(학교에서 아버지와 떨어지기 싫어했던 무척 고집센 아이), 메데릭 등 모든 아이들의 순수함과 활기참이 책을 읽는 나에게 선선한 따뜻함을 선사했다. 비록 메데릭 제외하고 다른 아이들의 환경은 낯선 이민자에다가 가난하기 이를데 없는 열악한 곳이었지만 제 삶에서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선 나 또한 내 삶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다잡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나 교사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특히 어린 아이들을 다룰 미래 교육자들이나 현재 교육자 분들! 추천한다. 이 책 덕분에 오늘도 감명 받는 하루였다. 소설의 글표현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의 놀라움인듯 하다. 너무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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