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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여자가 더 상처받는다
라이이징 지음, 신혜영 옮김 / 미래지향 / 2021년 6월
평점 :
어렸을 때 내가 제일 많이 들은 칭찬은 `착하다`이다
부모님 말을 잘 들었을 때 들은 이 칭찬은 최고의 칭찬이었고, 난 이 칭찬을 듣기 위해 노력했었다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착하다'라는 의미는 다르게 다가왔다.
'착하다'라는 나의 욕구를 누르고 다른 사람을 맞춰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수하게 기뻐서 해준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사랑받고 싶어서 한 희생이라면 내가 생각했던 보상이 없으면 억울하고 답답해진다
그리고 희생을 받은 사람들도 보상에 대한 감정 압박을 받기 때문에 불편하고 기분이 나쁘다.
이 책에 나오는 여성들은 가족을 위해 희생한다.
자신은 모두를 위해 희생을 하는데,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한 배려는 안 하기에 점점 지치고 억울하다.
'착한 여자가 더 상처받는다'책은 사례를 먼저 보여주고 정신과 의사의 분석과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
정신과 의사가 자신의 경험을 보태서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고, 직설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
직설적인 조언에 놀라기도 했지만, 마음이 후련했었다.
전반적인 저자의 해결책은 현실 직시, 미움받을 용기, 자존감 회복이다
서문에서 저자가 쓴 말을 보고 이 말은 삶에 대한 조언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몰라서 무지해서 했던 실수들은 앞으로 살면서 수정하면 된다.
이 서문을 읽고 저자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해 주는 해결책들 중에는 삶을 사는 자세에 대한 조언들도 많았다.
이 책에 나오는 여성들은 가족과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들을 위해 희생한다.
자신은 모두를 위해 희생을 하다 보니, 점점 자신의 것을 가족에게 양보하는 모습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이럴 때는 자신이 욕구를 파악하고 필요한 것을 가족들에게 요청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희생을 하는 사람은 남을 먼저 살피기 때문에 자신의 욕구를 파악하는 것을 어렵다.
내가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이나 필요한 것 한 가지를 찾아서 상대에게 요청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내 일을 다른 사람한테 나눈다는 것은 상대방을 믿는다는 의미이다.
특히 육아는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이 아이에게 좋다.
그래서 남편에게 육아의 책임을 나누고 맡기는 용기가 필요하다.
두려움과 불안이 많은 부모들은 자식들을 통제한다.
잔소리가 많고, 미리 아이가 할 일을 대신하기 때문에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서 해주는 것이지만, 아이들은 자신이 못나고 부족해서 부모가 해준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이가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아이를 믿는 것이다.
아이가 시행착오를 하는 것을 지켜봐 주는 것은 부모의 큰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내 안에 내가 없으면 다른 사람의 인정이 중요해진다.
내가 하고 싶은 것, 기쁜 것, 원하는 것이 뭔지 모르기에 다른 사람들의 기준을 내 것으로 가져온다.
남들이 좋다는 것, 좋아 보이는 것을 따라 하다 운이 좋아 나에게 맞는 것을 찾으면 행운이다.
하지만 내 것을 찾지 못한다며 마음이 허무해진다.
남과 비교하는 마음을 버리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찾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모습이 보여서 많이 공감이 되었었다.
가부장적인 문화에서 착한 여자의 모습들이 우리 사회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대만의 문화가 우리랑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읽으면 좀 편할 것 같다.
우리나라보다 더 아들을 중시 여기고 딸에게는 희생을 더 요구하는 부분이 나와서 조금 이질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사람의 근본적인 내면은 다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책의 내용은 도움이 되었다.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이라서 많은 사례가 있어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을 간접적으로 접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저자의 직설적이면서 따뜻한 조언들은 삶에 대한 태도를 점검해 보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조언들을 결혼 초에 접했다면 가족에 대한 시행착오가 줄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이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