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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자연사 박물관 ㅣ 미래그림책 10
에릭 로만 글 그림, 이지유 해설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1년 10월
평점 :
번개가 번쩍, 저멀리서 시커먼 건물이 잔잔한 호수면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눈알이 반들반들 아주 영리해보이는 작은 새가 나뭇가지에서 포르르 날아오른다. 호기심이 발동한 때문이리라. 휘익 창문으로 날아가 보니 뼈만 앙상한 공룡들이 무리지어 서있다. 작은 새는 입을 쩍 벌리고 있는 한 공룡화석의 이빨위에 살짝 내려 앉아 종알댄다. 다시 번개가 번쩍. 새가 깜짝 놀라 날아오른다. 벽면에 잠깐 비친 그림자에 더욱 놀랐다. 공룡해골이 새를 잡아 먹을듯이 보인다.
아슬아슬하게 공룡들 사이를 비행한다. 어! 그런데 공룡들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시원한 폭포가 흐르고 익룡이 하늘을 날고 있다. 어느새 원시시대로 날아와 버렸나? 조심해! 거대한 익룡한마리가 입맛을 다시며 작은 새를 쫒고 있다. 어후 ! 안심이다. 순하고 부드러운 얼굴의 초록색 공룡이 익룡에게 이놈!한다. 새는 얼른 초록 공룡에게 날개를 파닥이며 고맙다고 인사한다.아악!안돼!거기 뒤 !!! 거대한 송곳니를 가진 시커먼 공룡이 입을 벌리고 있어. 다음 장면, 꿀꺽! 입을 꽉 다문 공룡이 만족스런 웃음을 짓고 있고 입가에 몇개의 깃털이 풀썩 날린다. 어쩜 좋아. 까불더니... 어떻게 됐을까?
어. 근데 여태까지 그림만 봤네 글을 안 봤다. 다시 처음부터... 근데 아무리 찾아도 글이 안보인다. 속았다. 책을 끝까지 보니 더욱 기가 막히다. 난 완전히 속아 넘어갔다.
책을 본게 아니라 영화를 한편 본 듯하다. 이것이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니. 감탄스럽다. 이 것이 진정한 그림책이 아닐까. 이 그림책은 글자가 한정짓는 편견과 고정관념의 벽을 허물어뜨리고 맘껏 상상의 세계를 여행할 수 있게 해주는 보기드문 책이다.
6살 3살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숨죽이며 다음 장을 넘기는지....꼴깍 침넘어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