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가 이런 식으로 시작했다면

인생에도 수학처럼 답이 있다면 - 사회 현상을 이해하는 수학 모델 12
하마다 히로시 지음, 안동현 옮김 / 프리렉 / 2020년 2월

학생 시절...

아무런 마음의 준비없이 바로 여러 수학공식을 필기하고, 외우다시피 수학 자습서를 풀면서,

들었던 생각은...

"도대체, 이런게 왜 필요한거야." 라고 스스로에게 되물었던 기억이다.

얼마전, 6학년 아이의 기습 질문에 흠칫 내 예전의 모습을 떠올렸다.

"아빠, 도대체 수학은 왜 배우는거야?. 도대체 어디에 필요한 거야?" 

지금 생각해 보면, 나에게 그 당시의 수학이란 과목은 정말 그랬다.

어떤 질문에 의해 문제가 시작되었으며, 왜 그러한 정의가 필요했는지에 대한 배경과

고민에 대한 실증은 생략되고, 결론으로 나온 공식을 외우고, 거기에 숫자만 바꿔가면서 풀었던 수학문제는 이내 싫증과 몸과 마음에서 멀어짐으로 귀결되었었다.

얼마전, [인생에도 수학처럼 답이 있다면]이란 책을 읽으며,

가장 안타깝게 생각되었던 것은, 지난 학생시절, 수학이란 학문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게될 여러 현상들을 좀더 폭넓고 다양한 방법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라는 것을 먼저 알려주고 공식을 외우고 문제를 풀게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었다.

이 책의 약 400페이지에 걸쳐 쓰여진 12가지 사례들은 수학이란 학문이 생활에 얼마나 밀접한 관계인지 보여주려 노력한다. 물론 사례에 따라 나온는 여러 식들을 보고 있노라면,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친구인듯 하면서도, 이내 애증(?)의 그 시절로 돌아가는 듯해 거부감이 들 수 도 있다.

단락이 넘어갈 수록 자신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그런 식들이 여럿 등장하지만...

하지만, 이 책은 우리의 학창시절의 교과서 같이 강압적인 그런 책이 아니다.

책의 맨 마지막에서도 필자가 밝혔듯이 '수학에 관심이 없었지만, 알고 보니 수학 모델이란게 재밌네'라고 느꼈다면 필자로서 그 이상의 즐거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와 행동. 그리고 사회구조를 간단한 수학 모델을 사용하여 표현하는 방법들을 소개한 책이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을 수식으로 표현하며, 수식을 활용해 현상속의 본질을 파악하고, 최적의 결정을 내릴 수 있게하며, 미래에 대한 변화까지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수식에 겁먹을 필요는 전혀 없다. (한 숨은 쉬게 할 수도 있다...)

수학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진 두 주인공의 이야기 속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며, 실생활에 수학모델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설명해 준다. 책의 내용에 등장하는 수리사회학이란 학문에 대해서도 호기심을 갖게 한다.

우리가 이미 지나온 학생시절로 다시 되돌아 갈 수는 없지만...

나와 똑같은 고민을 시작하게 되는 나이에 접어든 큰 아이를 생각하며, 우리가 배워왔던 학문의 본질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심리학, 통계학, 경제학 등에 평소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더욱 재밌게 볼 수 있는 책.

수학 울렁증이 있지만, 한번쯤은 가볍게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 단락마다 삽입된 [내용정리]와 [참고문헌]도 이 책을 좀더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