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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의 몽타주 ㅣ 새움청소년문학 1
차영민 지음 / 새움 / 2012년 8월
평점 :
우선, 제목과 너무 잘 어울리는 상큼한 표지가 지인들에게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요즘은 예전보다 살기는 좋아졌다지만,
사람들 가슴은 더 팍팍해지기만 한 세상에 휴식을 주는 책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
솔직히 어른들의 실제 힘겨운 삶 위주의 이야기만 읽다가 정말 오랜만에 청소년 소설을 읽으니 기대없이 본 걸 넘어서 과연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염려도 들었다.
내가 좀 무겁고 불편한 이야기를 좋아해서( 그렇다고 정치나 역사, 철학을 좋아하는 건 절대 아님) 기대없이 읽기 시작했다.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대화가 참 어리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더욱 염려한 상황이 벌어질 것만 같았다.
그런데 페이지를 넘길 수록 '피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입에서 자주 새어나오는 웃음소리였다.
아들은 나를 보며 뭐가 그리 재밌냐고 물었고,
초등학생인 아들에게도 읽어보라며 건네줬다.
학교 가기 전 아들은 처음부터 다시 읽으며 재밌다고 한다.
초등학생도 부담없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마치 고등학생이 쓴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것만 같았다.
고등학생들이 보면 격한 공감을 하겠구나 생각했다.
무엇보다 끊임없이 나오는 작가만의 개그코드가 마지막까지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ㅋㅋㅋ
그냥 평범한 듯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ㅋㅋㅋ' 웃음이 터져나온다.
다른 친한 이들에게 키득키득 웃음이 나온다고 했더니 이 책을 꼭 봐야겠다고 한다.
삶에 지쳐있는 이들에게는 더더욱 웃을 일이 간절하다.
복잡하고 무거운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운조차 없는 그들은 언제부턴가 책을 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웃을 일이 필요한 이들에게 이 책을 강력추천한다!!!
이 소설에 반전이나 특이한 사항은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안동안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보게 됐다.
가끔 티비를 틀면 나오는 외모이야기!!
뼈밖에 없는 연예인이 조금이라도 배가 볼록하게 나온 사진을 캡쳐하고,
카메라에 약간 통통하게 나온 연예인을 보고 후덕하네 어쩌네 난리도 아니다. ㅡ,ㅡ
그런 악성 댓글 다는 이들 외모가 심히 궁금하다. ㅡ,ㅡ
완전 깎고 다듬고, 찢고 바른, 밥도 수시로 굶는 인형같은 연예인도 늘 평가받으며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세상에서 서른다섯 살로 보이는 고등학생이 산다는 건... ㅡ0ㅡ;;;;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ㅠㅠ
사람들 정신이 제대로만 박혀있다면 동안이 책이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나부터도 잘생기고 이쁜 사람이 더 빛나 보이더라 ㅠㅠ
가장 예민한 시기에 외모로 인한 차별과 냉대를 매순간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게 지금을 사는 이들에게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리라 생각된다.
솔직히 예쁘장하고 날씬한 여자들도 만족을 못해서 성형외과에 예약을 해야만 하고 몇 군데를 열어도 돈을 긁어모으는 것만 봐도 험난할 게 뻔한 동안이의 삶 ㅠㅠ
뼈밖에 없는 여자들이 살쪘다고 살을 빼야다고 날마다 한숨을 쉬고,
지방흡입이니 필러니.. 아.. 도저히 얼굴에까지 주사맞는 여자들 흉내도 못내겠다;;;
어쨌든 안동안이의 험난한 인생에 200프로 공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주혜같은 사람볼 줄 아는 이들도 아직 많다는 게 희망을 갖게 해준다. ^^ㅎ
정종철씨 부인도 정종철씨가 가장 잘생겼다고 하고 ㅎㅎ
오지헌씨도 좋은 아내 분과 결혼하셨지 않는가.
솔직히 내 주위에만 봐도 외모가 괜찮은 부부가 잘 사는 건 아니더라.
친한 부부도 외모는 차마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난해함을 가지고 있지만 정말 서로 존중하며 누구보다 잘 지낸다.
부부 외모보고 쑥덕거리는 사람들은 오히려(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훨씬 나이많은 남자와 불륜도 있었고,
지독한 의처증 남자를 만나 살기도 한다.
아니면,
집 밖으로만 나가면 자신이 유부남이라는 걸 잊고 처음보는 모든 여자의 남자가 되어주는 친절함을 베풀기도 하고. ㅡ,ㅡ
솔직히 지독하게 고생하는 그들, 혹은 그들의 배우자를 보며..
잘생기고 예쁘기만 하고 알맹이는 없는 거.. 개나 줘버렷!! 했다. ㅡ,ㅡㅋ
하지만 이런 이야기 백만, 천만 번을 이야기 한다고 해도 무의미한 게 요즘이다.
이쁘고 잘생긴 사람은 덮어놓고 취직도, 일상 생활에서의 대우도 평범한 사람들보다 훨씬 좋다.
웬만큼 이뻐서는 이쁘다는 소리도 들을 수 없다.
대접받으려면 성형외과로 가는 게 가장 빠른 것처럼만 보인다.
어떤 말을 갖다붙여도 외모지상주의를 움직일 수 없는 세상에서 겪는 안동안의 험난한 일기.
내 생각에는 왕자병, 공주병 환자를 제외한 웬만한 독자들은 이 글에 공감하고 슬프기까지 할 것이다.
반전도 놀라운 이야기도 없지만,
삶이 무겁고 힘겨운 그대에게 웃음을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귀한 선물이 될 작품이다!!!
작가의 글을 보며 다시 한 번 젊은 작가의 순수함과 가슴 찡한 이야기를 보며 눈물이 핑 돌았다.
특별한 순수함과 개그코드를 가지신 작가님께 웃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꼭 전하고 싶다. ^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