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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일곱 살 때 안 힘들었어요?
정용준 지음, 고지연 그림 / 난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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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족들과 별로 친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사실 친해지고 싶은 마음도 딱히 있지 않다. 사실 그냥 별로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다. 생각하면 나쁜 기억들이 먼저 떠오르는데, 나에게 잘해주는 가족들에 대한 내 마음은 좋아야만 할 것 같으니까.


동화 <아빠는 일곱 살 때 안 힘들었어요?> 속 엄마가 작은 소리로 ‘어휴, 힘들어. 괜히 낳았나봐’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는 주인공 나나처럼. ‘누굴 닮아서 그렇게 가시 돋혔니, 그러다 넌 평생 주위 사람들 상처나 주고 살 거야’라고 질책하던 엄마의 말이 아직도 나에게 저주처럼 살아있다. 그래서 가족에 대해서 웬만하면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됐다.


그렇지만 그런 내가 만족스럽진 않았나 보다. 이 이야기가 끝날 때 울어버린 걸 보면 말이다. 힘든 기억을 지우려고 가족을 지우면, 가족이 주었던 그리고 앞으로 줄 좋은 일들도 함께 사라지겠구나.


마음에 외면하는 기억이 있다는 걸 알지만, 용기는 나지 않고 차라리 끝까지 모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주고 싶은 책이다. 힘들지 않고 다정하고 아름답게 그 기억까지 데려가 줄 것이다.


<책갈피>
1. 나나는 용감한 사람이다. 해결사이고, 사랑이 많다. 그래서 힘들기도 하다.

- “아빠는 걱정되지도 않아? 밤마다 라라가 무서워서 울잖아. 당연히 도와줘야지.” (p.54)

- “그건 모르겠어요. 더는 사랑하지 않거나 다른 동물이 키우고 싶었나봐요. 그래서 코알라에게 사랑한다고 열 번도 넘게 말해줬어요.” (p.68)

- “아빠. 그런데 아름답다는 건 뭐에요?”
“아름다운 건 아빠예요.” (p.71)



2. 어른이 되면 정말 괜찮아질까?

- “아빠, 이제는 정말 괜찮아졌어요?”
“응. 괜찮아.”
“그런데 왜 아빠는 그렇게 얼굴이 슬퍼 보여요?”
(p.28)

- “어쩌다 생각이 나려고 하면 팽이를 깎았단다. 그러면 생각이 사라지고 눈물도 안 나고 잠도 잘 잘 수 있었거든.(...) 그래서 아빠는 팽이를 깎는 사람이 된 거야.”
(p.112)



3. 힘든 기억은 좋은 기억과 함께한다.

- 나쁜 기억을 갖고 있으면 힘들어요. 답답하고 가슴이 콕콕 아프고 눈물도 나고...... 그런데요. 그 기억은 좋은 기어고 함께 섞여 있어요. 그래서 힘들다가도 행복하고 눈물이 나다가도 웃음이 나와요. 난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p.28)

- 행복하기도 하고 슬퍼 보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좋아 보였어요.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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