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의 반항아들
윤일권 지음 / 사군자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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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라마 < 황진이 >가 뜨고 있다.

< 다모 > 열풍으로 수많은 '다모폐인'을 몰고 다녔던 하지원이 넘치는 끼로 '진이폐인'을 양산할 태세다.

 

< 그리스 신화의 반항아들 >에는 세 명의 개성 강한 반항아들이 소개되는데,

그 중에서 '남자의 세계'에 맞선 악녀 메데이아가 특별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소위 영웅이라고 불리는 이아손에게 빠져 모든걸 내던졌는데

그만 큰나라의 공주에게 사랑을 빼앗기는 불행한 여인이다.

요즘식으로 말하면  남편 고시공부하는데 뼈꼴빠지게 뒷바라지하다가 재벌 상속녀에게 날치기당한

가련한 조강지처꼴이 된 것이다.

메데이아는 이런 현실을 순순히 받아들이길 거부하고 만배로 앙갚음하여 악녀로 낙인찍힌다.

책의 저자는 신화의 악녀를 그리스 비극과 독일 여류작가의 시선을 통해 가부장제의 희생양으로 드러낸다.

 

이 책의 묘미는 그리스 신화의 반항아들의 삶을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점이다.

저자는 가부장의식이 골수까지 박혔던 조선시대 여성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조선 중기를 살았던 '안동 장씨'와 '황진이'가 대비된다.

두 여인 모두 양반의 피를 물려받고 학문과 예술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지만

가는 길을 현격히 달랐다.

안동 장씨는 시대에 순응하여 재능을 버리고 현모양처의 길로,

황진이는 시대에 반항하여 남자의 그늘을 버리고 천한 기생의 길로...

물론 두 여인의 길 모두 어둡고 가련하다.

둘 다, 아니 조선의 모든 여인이 가부장제의 짙은 그늘에서 신음했으리라.

그리고 묻는다  ---  둘 중 누가 자신의 이름 석자를 남기고 있는가를...

 

이 책을 읽고 드라마에 빠지면 황진이의 멋진 반항을 새롭게 느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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