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좀 쉬며 살아볼까 합니다
스즈키 다이스케 지음, 이정환 옮김 / 푸른숲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처음 이 책을 봤을땐 그저 표지에서 느껴지는 시원함이 힘들게 살아가는 나에게 즐거운 삶의 방향을 알려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책의 저자인 스즈키 다이스케는 마흔 한 살의 나이에 우뇌 경색증 진단을 받았고, 이 책은 그 병의 증상과 후유증을 설명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또한 그 속에서 자신과 가족, 특히 자신의 반쪽인 부인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주를 이루고 있다.

사실 나에게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2년전에 있었다. 서른 아홉의 나이에 갑자기 들이닥친 가족의 병.. 왼쪽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며 잠깐 검사를 받으러 들어가, 갑작스럽게 중환자실로 옮겨져 생사를 넘나들며 다시 돌아 온 가족..그도 역시 뇌의 문제였다.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길까,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상황 앞에 모든 가족들은 당황했고, 억울했으며, 극도의 불안을 져버릴 수 없었다.

재활운동을 하며 힘들어 하는 그를 보며, 괜찮아질거라고, 연습하면 좋아질거라고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던 나에게.. “내 왼쪽 세포는 이미 죽은거나 마찬가지다. 내가 아무리 노력한들 다시 원래대로 회복 할 수는 없다. 다만 더 퇴화되지 않기만을 바랄뿐이다”라고 말하는 그를 보며, 이 책을 그때 만났더라면 나는 좀 더 그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었을까? 누구보다도 힘들고 노력하고 있는건 그였다고.

그 당시 그는 강의를 준비하고 수업을 하며, 육아를 하고, 동영상 강의 촬영을 진행하는, 그야말로 24시간이 부족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앞으로 한 달만 더 버티면 쉴 수 있다는 그였는데, 몸은 더이상 버티지를 못했다.

우리의 몸은 참으로 정직하다.
과부하가 걸리면 어떻게든 신고를 보낸다. 그만 멈추라고, 좀 쉬라고..
하지만 우리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본인의 한계치 이상을 밀어부치고야 만다. 그러다 고장나 버린 우리의 신체는 영영 다시는 예전과 같은 기능을 할 수가 없게 되어 버린다.

흔히들 하는 말로, 나이 마흔이 되기 전에 크게 한번 아픈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뇌경색, 뇌출혈과 같은 뇌의 기능에 문제가 되어버리면 본인을 비롯한 가족 전체의 삶이 무너질 수도 있게 된다.

우리는 쉬어야 한다. 단지 나 자신 뿐만 아니라 나의 가족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숨 좀 쉬며 살아야 한다. 절대 본인은 아직 젊다며, 나는 아닐거리고 생각치 말라. 당신이 조금이라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삶의 방향을 수정해 보기 바란다. 좀 쉬어도 된다고.. 숨 좀 쉬며 살아가도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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