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각의 번역 - 요리가 주는 영감에 관하여
도리스 되리 지음, 함미라 옮김 / 샘터사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음식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삶의 감각을 배우고 개인의 책임을 깨달았다."


영화 <파니 핑크>의 감독이자 작가, 도리스 되리가 사랑하는

재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재료가 되는 음식들 또는 요리로 만든 음식들에 얽힌 이야기를 엮었다.


나에겐 다소 익숙하지 않은 독일 작가였지만, 작가님 고유의 유쾌한 문체 덕분인지

옮긴이가 번역을 잘 해주셔서 그런지 이야기에 빠져들어 막힘없이 술술 읽을 수 있었다.

한 편이 길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어서 부담이 없었고,

쇼파 근처 테이블에 올려두고 틈이 날 때마다 한 편씩 읽었더니 금세 완독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들(가끔은 낯선 음식들도 등장!)에 얽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어 흥미로웠다.

에피소드뿐만 아니라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먹는 음식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그에 대한 인간들의 윤리적 책임에 대해 화두를 던져주어 생각해볼만한 문제도

찾을 수 있었다. '음식'이라는 주제로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니!

작가라는 직업의 대단함이 느껴졌다.


또, 표지 일러스트에 실린 완두콩 그림처럼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일러스트가

책 곳곳에 있었는데, 나는 이게 너무 마음에 들었다!!😊

작가님도 뭔가 귀여우신데 그림도 너무 귀여웡...

따라 그려보기도 좋을 것 같고, 책에 실리지 않은 음식들도

비슷한 스타일로 표현해보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색종이로 오려 붙여도 좋을 것 같고, 판화로 만들어봐도 좋을듯...

(이런 책에서도 미술 수업 아이디어를 얻는중..😗)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책을 읽다보면 자꾸 배가 고파지는 것만 같고,

자꾸만 뭔가 먹고 싶어졌다는 것이다.ㅎㅎ...

-

* p.83 우리는 직접 요리를 해 먹기엔 너무 피로하다. 하지만 일단 내 두 손을 움직여 요리하기 시작하면, 신기하게도 다시 에너지를 얻게 된다. 나는 내 몸으로 되돌아온다. 몸이란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매개체다. 매일 ‘부엌에 도착’하는 일에는 특별할 게 없다. 꿈에 그리던 여행처럼 대단한 일도 아니다. 하지만 나의 일상에서 당근과 함께 한다는 건 여행에 준하는 일이다.


* p.302 빵을 굽는 일이 우리 일상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간절한 바람을 담은 주문이 된 것 같았다. 마치 살아 있는 이 작은 균류가 우리의 일상을 지켜주기라도 할 것처럼.

-

V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