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현대미술의 기원
김영나 지음 / 시공사 / 1996년 1월
평점 :
절판


인상주의 사조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부터 서양미술사는 당시 사회상을 반영하듯 그림에 대한 인식이 급변하고 그 다양한 사조의 등장으로 인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그림이 그동안 담당했던 역할을 사진이 대신하기 시작하면서 실물과 가장 비슷하게 그려야 한다는 생각, 아름다운 것만을 그려야 한다는 생각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런 발상이 하나도 새로울 것이 없지만 당시로서는 풍경이나 추한 것을 그림의 대상으로 삼는다던가, 보이는 것 그대로를 그리는 것에서 벗어나 화가의 생각을 담아 그린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은 획기적인 변화였다.

즉, 1880년대는 전통(?) 미술이 추상미술로 나아가는 변화의 시대이며 현대미술의 시작점이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서양미술사 책을 읽다보면 1880년 이후의 현대 미술에 대해 성실하지 못하게 서술하고 있다.

물론 현대 미술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평가하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현재 우리 미술을 읽기 위해서는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이부분에 대한 책을 찾아서 읽어 보지만 대부분 번역서이고, 그 번역도 명확하지 않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이 책은 유럽의 현대화에 가속이 붙기 시작한 19세기 말 부터 20세기 초의 사화적 역사적 배경과 그 속에서 작품이 어떻게 제작 되었는지, 작가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관한 여러가지 복잡한 사실들을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나같은 비전공자도 비교적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물론 본문에 언급한 그림이 모두 실리지 않아 다른 서적을 뒤적여야 한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과거의 전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한 이 시기 작가들이 얼마나 혁명과 같은 발상의 전환을 가져왔는지에 대해 알고 싶다면, 나처럼 현대 미술의 시작 이후 미술사가 복잡하고 어렵기만 하다는 생각에 이 시기 미술사을 멀리한 사람이라면 한 번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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