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낙원 세계기독교고전 32
존 밀턴 지음, 귀스타브 도레 외 그림, 박문재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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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한 기회에 생전 처음으로 기독교 서적을 접하게 되었다. 기독교인이 아닌지라 애초에 기독교 관련 서적을 접할 기회가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실낙원에 대한 이야기는 어렴풋하게나마 들어본 적이 있었다. 오래전에 쓰인 고전 정도로만 이해했었다. 실제로 이 책은 오래전에 쓰였다. 약 350년 전 영국의 존 밀턴은 이 책으로 인해 대문호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작품에 의해 셰익스피어에 버금가는 대시인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평가받았다 하니 작품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후에 작품을 검색하면서 발견한 사실도 흥미로웠다. 여러 정치적 사건들로 인해 서사시 집필이 거의 흐지부지 상태였다고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실명까지 하여 거의 좌절에 가까웠는데, 결국에 이 방대한 양의 저작을 구술로써 완성했다고 한다. 그리고 엄청난 쪽수로 장편소설인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서사시였다. 반전이었다.

  책은 종교를 초월해서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에덴에서 하와가 뱀으로 위장한 사탄의 꼬드김에 넘어가 선악과를 먹게 되어 죄를 짓게 된다는 사건 말이다. 350여 년 전의 글이어서 그런지 현대 소설만큼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더구나 이 글이 성경을 바탕으로 존 밀턴이 각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는 애초에 성경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어서 이해가 더뎠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행히도 성경과 그리스 로마신화 등 여러 배경지식이 필요한 부분은 부연 설명을 각주로 달아놓았기 때문에 어려워서 포기할 수준은 아니었다. 그리고 덕분에 다양한 방면의 배경지식들은 피상적으로나마 얻을 수 있었다.

  각 장의 초입에 등장하는 줄거리도 이 책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워낙 양이 방대하다 보니 이런 세심한 배려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귀스타브 도레와 윌리엄 블레이크의 명화를 삽입한 것도 생생한 느낌을 더 했다. 웅장하고 장엄한 느낌이 그림에서도 느껴져서 내가 하는 상상에 날개를 달아준 느낌이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왜 아직까지 고전으로 칭송받고 많은 사람들이 읽는지 알 수 있었다. 문학 감상에 있어서 서로 다른 종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기회가 되면 다른 기독교 고전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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