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의 유서
하루비 지음 / 맑은소리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하루비의 小說 꽃잎의 유서는 내게 그 무엇보다 강한 구원이었고
삶의 열정을 되살리게 하는 마술봉같은 책이었다.
먹장구름처럼 암담하게 펼쳐지든 내 인생에서
우연히 손에 잡힌 꽃잎의 유서를 읽어내려가는 11시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뜨겁게 사랑을 나누는 시간이었고,
자신을 되돌아 보는 성찰의 시간이었으며,
살고싶다!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재탄생의 순간이었다.
책을 읽어내리며 곳곳에 묻어놓은 하루비의 지독히 아름다운 문장과
가슴을 움켜잡게 만드는 예리한 메스의 궤적을 온몸으로 느끼며
끝없이 끝없이 지하 수백,수천미터로 떨어지는 듯 한
묘한 정신적 공황상태를 맛 보아야 했다.
기성 작가들중에 그 누가 하루비의 소설만큼
시대를 갈갈이 해부시키며 분석하고 진실을 외쳐주었든가를 생각하며
차라리 슬프기까지 하였다.



386세대들이 피흘려 이룩했든 민주화에 대한 갈망의 향수,
지고지순한 효민과 진희의 사랑.
멋진 스릴러 영화를 보는듯한 끝없는 반전과 반전,
독자들로 하여금 화장실 갈 시간도 아끼게 만드는 강한 이끌림,
猛毒처럼 페이소스를 해체시키는 그 마력같은 언어의 외침들.
한 권의 책을 읽으며 소름돋는 몰입으로 감동을 전달 받고 마침내
벅찬 희망으로 책을 덮을수 있다는것이 꽃잎의 유서에서만
가능한 카타르시스가 아닐까......
이 책이 이슈가 되지 못한다면 우리는 지난 세월 민주화에 대한
열망만으로도 충분히 순수했든 열정의 시간에 대한 상실이요,
시대상에 대한 일갈을 잃어버리는 희망의 증발사건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만약 신께서 내게 마음에 힘을 주는 책을 말하라고 하신다면
나는 서스럼없이 꽃잎의 유서였노라 고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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