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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방 찾기 - 세상 모든 먼산이들을 위한
오조 지음 / 마리북스 / 2023년 8월
평점 :
"먼산아! 먼산아!
더 넓은 세상이 보고 싶지 않아?
세상 밖으로 지금 떠나자!“
가볍게 펼쳐 든 책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느리고 약하고 작은 존재인 ‘먼산이’ 사람들은 먼산이를 그렇게 말한다. 엄마는 다르다. 먼산이를 특별한 존재라고 소중한 존재라고 지지한다. 바깥으로 나가고 싶은 먼산이에게 어느날 엄마는 이제 세상 밖으로 나갈 떄가 되었다고 말한다. 내 방에서 상상했던 바깥 세상, 막상 세상에 나가려는 먼산이는 주저한다. 늘 바라던 순간이었지만, 겁이 나고 두렵기만하다. 먼산이는 나의 방을 벗어나 새로운 방을 찾아 여행을 시작한다. 여행은 때로는 두려움을 주기도 하지만, 설렘과 뜻하지 않는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먼산이가 만나는 방은 우리가 만났거나, 만나게 될 고난과 같다. 그 방을 지나쳐 와야 다른 방으로 갈 수 있다. 나만의 방을 찾을 수 있다. 그 속에서 나는 누구인지, 진짜 나를 찾아간다.
먼산이를 보면서 자꾸 나의 모습을 겹쳐졌다. 주저하는 나, 나아가지 못하는 나, 두려워 하는 나, 하지만, 용기 내어 보는 나, 천천히 나아가는 나.
나도 내 방을 찾고 있구나, 지금 그 여행을 떠나고 있구나. 공감하며 책을 읽었다.
”사람은 각자 자기 속도가 있어요. 무슨 일을 하든 그렇죠. 계단을 빨리 오를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빨리 오르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요.
무리해서 계단을 빨리 오르려고 서두르면 쉽게 지쳐서 더 힘들어요. 자기 속도에 맞게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야 끝까지 갈 수 있답니다.“
자기 속도로 나아가고 있음에도 두려워하는 누군가와 함께 읽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