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라 하지 말지어다 1
타무라 유미 지음, 이소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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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물에서 트릭은 핵심적인 요소이다. 하지만 트릭의 시대는 이미 저물었다. 낯익은 트릭이 시대와 공간을 바꿔가며 변주되고, 아예 별다른 비중을 두지 않고 단순하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장치로 소비되기도 한다. 문제는 미스터리물이라는 장르를 통해 내세울 수 있는 메시지가 다른 장르에 비해 한정된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낯익은 메시지가 낯익은 트릭을 타고 변주되기 시작한다.


다른 장르에서 뛰어난 어떤 이야기꾼들은 평소 자신이 잘 만들어내는 이야기에 약간의 미스터리를 담아내는 시도를 한다. 미스터리 장르의 입장에서 보면 장르의 색깔을 덜어내면서 더 다양한 이야기와 메시지를 담아내는 쪽으로 방향을 돌린 것이다. 미스터리의 요소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미스터리이긴 하다. 정통파 미스터리는 아니고 트릭도 대단치 않으나, 어디 다른 "정통파 미스터리"의 트릭은 그러한가. 장르의 신봉자가 아니라면 이 정도로 충분하다.


이런 식으로 장르를 파고 들수 있는 건, 아마도 21세기 들어 새롭게 들이닥친 셜록 홈즈 붐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물론 20세기 내내 셜록 홈즈의 변주는 끊임없이 만들어져 왔다. 하지만, 대중에게 셜록 홈즈의 이미지가 새롭게 각인된 바탕 위에, 어떤 캐릭터라도 거기에 명석한 추리력만 더하면 충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캐릭터가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인지 그 지점으로 돌아가보면, 아무래도 작가의 전작, 바사라 그리고 7Seeds의 무게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미스터리라 하지 말지어다"라는 제목부터 이건 미스터리라고 하기엔 부끄럽습니다....그냥 즐겨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아 작가의 단편들처럼 무겁지 않은 쪽으로 흐를 것 같은 예상이지만, 일단 떡밥을 슬그머니 뿌려놓는 솜씨며 언제 깊은 훅이 들어올지 모르는 작가라서 앞으로의 전개가 더욱 궁금해진다.  


.... 사실 스토리의 무게보다는, 캐릭터 자체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많은 경우 셜록 홈즈의 이미지를 차용한 캐릭터는 필연적으로 말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평소 그 캐릭터가 조용하고 낯을 가리며 말수가 적은 편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나중에 가면 혼자 떠들고 있는 민망한 상황이 펼쳐진다. 타무라 유미 작가께서 이런 부분을 잘 다듬은 좋은 캐릭터로 끌고 나가주실지... 사실 이 점이 제일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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