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쾌한 비즈니스 심리학
하지현 지음 / 청림출판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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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항상 누군가에게 무언가 의지해야 하고 싫어도 서로 부대껴야 하며 때로는 피 튀기는 경쟁에 몰입해야 한다. 인간의 생존 자체가 타인을 통해서 시작되었으니 더 말해서 무엇 하랴?

장 폴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타인 없는 나도 역시 지옥이다.

타인이라는 존재가 어쩔 수 없는 삶의 동반자라면 그들과 문제없이 잘 어울리는 것이 중요하겠고 거기에 더 나가 그들과 더불어 스스로의 삶도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일에서 보다 인간관계에서 더 어려움을 겪는다. 능력을 펴보기도 전에 인간관계에서 좌절한 불우한 천재들을 우리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인간의 성장은 공동사회에서 이익사회로 적응해 감에 따라 이루어진다. 인간의 학습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대개의 문명사회의 경우 20대 중반 이후에 이익사회에의 진입 및 적응시기가 이루어진다.

누구나 흔히 이 시기에 흥분과 좌절을 느끼고 심적이던, 외적이던 일시적으로 방황을 한다. 그 시기가 너무 길어지면 사회의 낙오자로 낙인이 찍혀 결국 일생을 악순환의 굴레에서 헤매게 된다.

여기에 대한 정신과 의사의 치료적 안내서로서 ‘통쾌한 비즈니스 심리학’은 그 가치를 톡톡히 할 것이다. 날카로운 분석과 사례들을 이용한 이야기 전개는 미묘하고 섬세한 인간 사이의 심리들을 이해하기 쉽게 하며 책읽기를 흥미롭게 한다.

세간의 처세에 대한 책들이 자극적인 용어들로 마키아벨리즘을 광고한다면 하지현의 ‘통쾌한 비즈니스 심리학’은 공동사회 적 이익사회로의 조화를 설파하고 있다. 각 구절마다 냉소적이지 않은 휴머니즘 적인 분석이 저자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느끼게 한다.

느끼기는 하나 말로는 거의 표현하기 힘든 심리적 미묘함들을 하지현은 명쾌하게 언어로 표현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의 무릎을 치게 만든다. 거기에 대한 해법들도 긍정적 승화로, 양비론을 떠나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

대개의 처세 책들이 중반 이후 동어반복 적이거나 상호 모순이 되는 내용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지현의 책에서는 그러한 점은 마지막 페이지까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각 사례마다 갈등 구조의 양자들을 대칭시켜 놓은 발상이 독특하고 그들의 심리를 객관적이고 공평하게 분석적으로 서술한 구성이 참신하다. 모든 인간관계의 갈등이 아전인수 격 자기합리화에서 발생함을 저자는 놓치지 않았다.


선택을 주제로 한 제 3 부에서는 인간관계 문제를 넘어서, 불안 속에 삶의 의미를 잃고 방황하는 현대인들에 대한 저자의 따뜻하나 심오한 지혜가 담긴 충고가 잔잔하게 서술되어 있다.

단, 요즈음에 명퇴 아닌 명퇴로 조로(?), 조퇴하는 기성세대들도 아우르는 내용이 없는 것이 조금 아쉬었다. 아무래도 사회생활을 이제 막 시작한 신입사원들에 초점이 맞추어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 하나는 3부에서 보여준 저자의 내공으로 전 사례들을 꿰뚫는 총론과 철학을 보여주었으면 또 하나의 감동을 독자에게 주지 않았을까하는 욕심이 생긴다. 옥구슬들을 꿰는 금줄이 아쉽다고 할까?

그러나 그것은 독자들의 이해력과 각자 주관을 인정하는 저자의 사려 깊음으로 해석하고 각 사례들에서 스스로의 모습들을 발견하며 저절로 미소를 띠게 된다.

결론적으로, 하지현의 새 책은 섬세하고도 힘있는 휴머니즘 적 처세학으로서 조화로운 인간관계에 대한 추구로, 범람하는 처세 관련 책들 중에 단연 백미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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